구제역 농가 재입식 지연 사료업체로 '불똥'

도내 구제역 피해농가 보상금 지연에 재입식 늦어져 중간유통 축사료 대리점도 줄줄이 폐업

구제역 피해농가의 재입식이 늦어지면서 축산농가에 사료를 공급하는 사료업체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2일 경기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초 구제역 발생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도내 축산농가들은 최근 한우와 종돈 가격이 급등하면서 대부분 재입식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재입식을 서두르고 있는 농가들도 정부의 보상금 지급이 지연과 위생 검사 등의 문제로 재입식이 지연돼 현재 도내 1천881개 피해농가 중 재입식을 진행한 농가는 401곳에 불과하다.

 

이처럼 축산농가의 재입식이 지연되면서 농민들 뿐만 아니라 이들 농장과 공생관계에 있는 축산사료업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안성의 A사료업체의 경우 연간 4만3천여t에 달하던 사료 공급량이 구제역 발생 후 2만8천여t 수준으로 급감한 뒤 아직까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천의 B사료업체도 구제역 파동으로 가축을 잃은 거래농가 대부분이 재입식을 미루면서 사료공급이 절반 수준에서 그치고 있어 매출이 40% 가까이 떨어졌다.

 

특히 이들 사료업체들은 국내외 곡물가격 급등으로 가격 인상요인이 발생해도 거래선이 끊길 것을 우려해 가격 인상분조차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현상은 중간유통단계인 축사료 대리점도 마찬가지로 업계는 상반기동안 적어도 10여곳 이상의 축사료 중간유통점이 폐업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축사료를 전문 공급하는 안양의 C축산업체 대리점은 늘어나는 빚을 감당하지 못해 지난달 폐업했으며, 양주와 파주의 축산사료 대리점 2곳도 지난달부터 재입식이 활성화될 때까지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도내 한 사료업체 관계자는 “사료업체들이 아직까지 문을 열 수 있는 것은 오리 등 기타 사료 수요가 남아있기 때문”이라며 “재입식이 계속 지연되면 축사료업체들도 도산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진기자 hj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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