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의 대안을 찾아서] 6. 학생이 주인인 스웨덴 초·중교

학생·학부모·교사 함께 만드는 ‘부드러운 학교’

스웨덴의 교육은 주입식 교육, 외우기 교육에서 탈피해 비판, 자주, 창조를 위한 교육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학교교육의 목표는 최대한 좋은 질의 교육을 실현하는 것이다. 교육의 방향은 철저하게 학생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고 적당한 경쟁과 협력이 이뤄지고 있으며 학교장의 창의적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학생들이 자신의 학습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교장이 책임을 지는 강한 학교장 책무성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ADHD아동이나 장애아동 등 특별한 지원이 필요한 학생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모든 학생들이 똑같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단데리드시 머르비 중학교(7~9학년)

 

중학교 290곳 중 수학 최고 ‘PISA 성적1위

 

공작수업과 역사·과학·국어 ‘통합학습’ 실시

 

교장·교사가 주축 ‘왕따 방지 프로그램’ 눈길

스웨덴의 수도인 스톡홀롬시 바로 인근의 단데리드시에 위치, 400여명의 학생들이 다니고 있는 머르비 중학교는 마치 한폭의 수채화 같은 느낌이었다.

 

울창한 산림을 배경으로 드넓은 학교 앞 광장에 단층의 정문을 시작으로 2~3층으로 이어진 건물은 감탄사가 나올 지경이었다.

 

머르비 중학교는 정치인, 기업인, 관료 등 주로 상류층의 자재들이 다니는 중학교로 단데리드시 290여곳의 학교 가운데 수학을 가장 잘하는 학교로 정평나 있다는 게 사라 카를손 교감의 첫 학교에 대한 소개였다. 이 학교에서는 통합학습을 실시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공작수업을 받으면서 역사, 과학, 국어를 같이 학습한다.

 

예를 들면 구리로 작품을 만들 때 구리광산의 역사와 금속기호, 과학원리 등을 공부한다. 여기에 학생들은 공작을 하면서 학습내용을 일기 형태로 기록하고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보관, 다른 학생과 공유하기도 한다.

 

이 학교는 PISA에서 최고의 성적을 올린 중학교로 교육공동체의 협력을 강조하며 부드러운 학교를 표방하고 있었다. 교사들은 워크그룹으로 동학년 단위 협력과 서브젝트 그룹으로 전공과목에 따른 협력을 통해 학생들의 생활 및 학습지도를 한다.

 

또한 학교 교육과정 속에서 글쓰기의 날(1주일에 하루는 글쓰기 날로 지정)과 노벨상 수여식(노벨 파티), 수학경시대회, 장기자랑 등 특성화된 프로그램이 학교문화로 자리잡고 있었다.

 

특히 학생들의 자치지구인 학생회는 각 학급에서 2명의 대표들이 모여 구성되는데, 각 학급에서 나온 의견들에 대해 협의하고 중요한 내용은 학교장과 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학생들의 생활규정을 만들 때에는 학생대표가 참여하고 규정을 어겼을 때에는 학교에서 부모를 불러 상담한다.

 

무엇보다 왕따 방지 프로그램이 눈에 띄었다. 이 학교에서는 일명 학생보호팀이 있는데 상담교사, 특수교사, 간호사, 진로상담교사, 교장 등으로 구성되며 학생들의 학교생활을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더욱이 학생대표와는 별개로 각 학급마다 사교성이 제일 좋은 학생을 투표로 선발, 학생보호팀과 수시로 상의하고 상담교사와 1년에 2차례씩 설문조사를 벌이기도 한다.

 

아울러 학부모들은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자녀의 심신상태는 물론 학교운영 전반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고 있었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실력 기록부 홈페이지에 올려 학부모들이 직접 보고 체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스웨덴 스톡홀롬=박수철 기자 scp@ekgib.com

 

야르데스 초등학교(GARDES SKOLAN)

 

지역 공동체 참여 ‘독서·수학 분야’ 특성화 초교

 

1~3학년 학급당 25명·4~9학년 30명 수업

 

스톡홀롬 유니버스티硏과 수업방식 논의

 

‘학교 자체 평가제도’ 운영 평등교육 실현

스웨덴 스톡홀롬시 동섬(Ostermalnc)지역에 위치한 야르데스 초등학교는 스웨덴 내 전형적인 공립 초등학교로 시내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었다.

 

교문을 들어서자 우리나라 일반 초등학교와 별반 다를 바 없이 흙바닥의 대형 운동장과 건물 앞 아스팔트 공터에서 신나게 놀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 학교는 1학년부터 9학년까지 400여명의 학생이 의무 교육과정을 이행하고 있다. 만 7세부터 1학년이 시작되며 1학년부터 3학년까지는 학급당 25명씩, 4학년부터 9학년까지는 학급당 30명씩 수업하고 있었다. 여기에 만 6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예비반도 편성, 운영하고 있었으며 청바지의 흰색 티셔츠 차림의 오브 노르만 교장은 여느 스웨덴 초등학교들과의 차별화된 교육과정은 갖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즉, 스웨덴 학생들은 어느지역, 어느곳의 초교에 입학하던 동등하교 균형적인 교육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학교는 타 초등학교들과는 달리 독서와 수학분야에 중점을 둬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었다.

 

굳이 이야기하자면 독서와 수학 분야 특성화 초등학교라 할 수 있다. 스톡홀롬 유니버스티 학생 및 연구원들과 협력관계를 맺어, 대학 연구원들이 직접 일주일에 한번씩 학교에 찾아와 교사들과 수학 및 독서분야에 대한 수업방식을 논의하고 최적의 수업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아울러 이 학교에서는 교사들이 스스로 학교평가를 실시하는 자체 평가제도를 운영하고 있었다. 학생, 교사, 교장, 학부모의 역학과 행동에 따른 11개 평가항목에 대해서 7단계로 체크하는 방식이며 학생들의 학교생활에 대한 안정감과 만족감, 학생들에 대한 책무성, 교사의 역할과 행동, 학생들의 목표달서, 학교의 조직, 학교장의 학교 운영 방법 등 학교의 전반적인 부분을 평가한다.

 

오브노르만 교장은 “최소한 우리학교 내 학생들은 모두 공평하고 평등한 교육기회를 제공받고 있으며 학교생활에 대해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웨덴 스톡홀롬=박수철 기자 scp@ekgib.com

 

사진=김시범기자 sbkim@ekgib.com

 

 

사라 카를손 스톡홀롬 머르비 중학교 교감 인터뷰

 

“행복이 없는 지식은 무의미”

 

교육과정·학교 운영방식 교사·학생이 논의 결정

 

Q  학교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달라.

 

A  본교는 상대적으로 사회 지도층(대기업인, 교수 등)의 자녀들이 주류를 이뤄 다니는 학교로 7학년부터 9학년까지 각 학년별로 5개반씩 모두 390여명의 학생들이 다니고 있다. 각 학급당 학생수는 최고 28명이다. 학교가 추구하는 교육 신념은 “공부 1등이 최고가 아니다. 행복이 없는 지식은 의미가 없다”이며, 안전과 안정, 지식, 창의, 완벽함, 학생 만족도 등을 최고의 가치이자 철학으로 삼고 있다.

 

Q  학교의 자랑거리는.

 

A  뭐니뭐니해도 학생과 선생님이 협력해 교육과정은 물론 모든 학교의 운영방식을 결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본교에서는 각 학급마다 2명의 학생대표를 선출한 뒤 각 학년별로 학생대표와 수시로 협의할 담당 교사를 지정, 의견을 모아 교장과 교감과 상의하고 교장은 다시 학생대표에게 의견을 물어보는 식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 의사결정 분야는 숙제는 물론 시험, 교육과정, 학교예산집행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Q  왕따 예방을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다고 들었는데.

 

A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학생대표 2명과 별도로 각 학급에서 친구들과 유대관계가 제일 좋은 친목대표 2명을 뽑아 상담교사와 1년에 2번씩 학생들을 대상으로 직접 앙케트 조사를 벌이도록 하고 있으며 이 여론조사가 학생들의 왕따와 폭력 등을 예방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물론, 친목대표는 학생들이 직접 선출하도록 하고 있다.

 

Q  학교가 가장 중점을 두는 교과과목은.

 

A  현재 스웨덴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학생들의 수학성적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본교는 수학과목을 중점적으로 교육하고 있으며 그 성과가 점차 나타나고 있다. 최근 단드리드 시 290개 학교 가운데 수학을 가장 잘하는 학교로 선정된 바 있으며 단드리드시 학교들은 스웨덴에서 성적이 제일 높게 나온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같은 결과는 본교에서 7학년 신입생이 들어오면 수학시험을 본 후 3개 등급을 나눠 등급별로 수업하는 수준별 수업을 벌이고 있으며 이는 교육청으로부터 50만크로나(1코로나 180원)를 지원받아 수학특성화 프로젝트를 2년째 운영하고 있다.

 

Q  학부모들의 학교 참여방법은.

 

A  우리 학교 학부모들은 굉장히 즐겁고 재미있게 학교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학교 홈페이지에 학생들의 실력 기록부를 올려 학부모들이 직접 보고 체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심신상태와 학교운영 전반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학생들이 모범적으로 열심히 공부한다면 학부모들은 학교에 올 일이 없다. 다만 학생이 문제를 일으킨 경우에는 상황이 다르다.

 

Q  방과후 학습 프로그램이 있나.

 

A  평균적으로 학생들은 오후 4시께 모든 수업이 종료되며 학교에서는 별도의 방과후 학습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보충반과 숙제반을 운영하고 있다. 학업성적이 뒤쳐지거나 숙제가 있을 경우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보충 및 숙제반을 찾아와 자율적으로 공부하는 시스템으로 학생들의 참여가 그리 많지는 않다. 다만 시험을 앞뒀을 경우에는 학생들의 참여도가 높다.

 

스웨덴 스톡홀롬=박수철 기자 scp@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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