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비 명목’ 돈 걷은 축구감독 소속 대학
경기지역 한 대학 축구팀 감독이 운영회비 명목으로 매월 1천600여만원을 자신의 통장으로 받아와 물의(본보 15일자 6면)를 빚고 있는 가운데, 이 대학은 미달된 입학 정원을 채우기 위해 축구팀을 창설, 운영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교측은 편법으로 축구팀을 학교측이 고용하지 않은 외부인 감독에게 맡겼고 해당 감독이 선수유치를 해올때마다 일정액의 리베이트까지 지급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A대학에 따르면 지난 2003년 개교한 이 대학은 모자란 입학정원을 채우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지난 2005년부터 B감독과 함께 선수 유치를 시작해 현재 23명의 선수를 확보, 이들은 대한축구협회에 등록돼 있다.
하지만 이 대학은 B감독과 정식 고용계약이 아닌 변칙적인 방법으로 축구팀을 운영해왔고, 운영비도 B감독이 선수들을 유치(입학)하면 사례비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지원했다.
선수유치 때마다 사례비 지급 방식 편법운영
감독, 운영난 겪자 학부모들에 부족분 충당
이 학교는 선수 1인당 매학기 약 150만원의 등록금 중 40%인 60여만원(연간 총 2천여 만원)을 B감독에게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식비만 월 300만원이 넘게 들어가는 데다 버스와 기숙사 운영비, 구장 임대료, 피복비 등을 합하면 연 2천만원으로는 감독 급여는 커녕 선수단 운영마저도 불가능, 감독은 학부모들로 부터 운영비를 받아 부족분을 충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대학들이 축구팀의 감독·코치의 급여는 물론, 숙식비와 훈련 및 출전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이 때문에 B감독은 팀을 운영하기 위해 운영회비를 개인통장으로 걷어왔고, 이것이 문제가 돼 학부모들의 운영비 공개 파문으로 이어졌으며 지난달 6명의 선수가 팀을 무단 이탈하는 등 홍역을 치르고 있다.
도내 한 축구계 관계자는 “소위 말하는 명문팀들은 학교에서 확실한 지원을 받기에 별 문제가 없다”며 “하지만 이 학교는 감독 급여는 물론, 팀 운영비 대부분을 학부모들에게 의존하는 형국이라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A대학 관계자는 “초창기에는 입학 정원과 학교 홍보에 도움이 될 것 같아 팀을 변칙적으로나마 꾸려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학생·동문들이 애정을 갖고 있는 축구팀을 정당한 방법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모색 중에 있다”고 밝혔다.
안영국기자 a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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