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구 나비공원에 웬 야간경관시설?

지나친 조명 노출 땐 나비 수명 단축 지적 

부평구 “야간 볼거리 제공… 피해 최소화”

인천 부평구가 청천1동 나비공원에 야간경관시설 설치를 추진하고 있어 생태환경을 무시한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23일 구에 따르면 청천1동 나비공원에 4억원을 들여 야간경관시설을 조성할 계획으로 현재 시공업체를 공모하고 있다.

 

구는 상징조형물, 나비생태관, 자연교육센터, 습지원, 흙의 정원, 수생식물원, 들꽃동산, 소리동산 등 나비공원 내 주요 시설과 산책로 등지에 야간경관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나비의 생태적 습성상 낮에 활동하는 나비가 야간에 지나친 빛에 노출될 경우 스트레스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여론이 비등해지고 있다.

 

변온동물인 나비는 5~10월 활동하며 빛과 온도 등에 민감해 밤에는 나뭇잎 뒷면을 찾아 잠을 자고 있다.

 

나비공원도 나비생태관 6개종 1천여마리를 전시하고, 연간 4만마리를 야외에 방생하면서 야간에는 나비생태관 조명을 모두 꺼 나비들이 잠을 잘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나비생태관 개방시간도 오후 6시까지로 제한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바이러스가 나비들 사이에 확산되면서 나비 수천마리가 떼죽음당해 이달까지 나비개체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때문에 야간경관시설 설치가 나비들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등 생태환경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박병상 인천도시생태환경연구소장은 “나비는 물론 식물에게도 야간에 조명을 직접 쬐는 건 스트레스로 인한 피해를 줄 수 있다”며 “아예 조명을 사용하지 않는 게 좋지만 조명을 사용하려면 땅에만 조명을 비추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구 관계자는 “나비가 낮에 활동하는 생물이어서 일부 피해도 예상되지만 야간에도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야간경관시설 설치를 추진하게 됐다”며 “실제 설계단계에서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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