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빈 강정' 지자체 공동브랜드 소리없이 사라져

동두천 ‘소요산 자연다믄’ 구리 ‘이우지애’ 등 시장 진입 실패… 소리없이 사라져

도내 각 지자체들의 공동브랜드 사업이 소비자들로부터 인지도를 얻지 못하면서 대부분 사라지거나 방치되고 있다.

 

22일 도내 각 지자체에 따르면 안산시, 양주시 등은 관내에서 생산되는 농·축·특산물과 공산품의 공동브랜드화 사업을 통해 영세업체들의 판로 확충을 지원하고 있다.

 

공동브랜드 사업은 지자체장의 인증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등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대부분의 공동브랜드 사업은 활성화되지 못한 채 예산만 낭비되고 있는 실정이다.

 

2007년 ‘소요산 자연다믄’이라는 공동브랜드를 출시한 동두천시는 지난해 한 김치업체가 공동브랜드 인증 제품 1호로 ‘소요산 자연다믄 김치’를 출시했다.

 

그러나 제품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다가 올해초 경영난으로 부도처리되면서 공동브랜드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리시는 사정이 더 심각하다. 지난 2007년 친환경 공동브랜드‘이우지애’와 ‘그리메라’등 총 3종 14류의 상표를 특허등록한 구리시는 먹골배와 관내에서 생산되는 각종 공산품에 이우지애 브랜드를 붙여 공동브랜드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시장 진입에 실패하면서 지금은 공무원들조차 공동브랜드 이름을 기억하지 못할 정도다.

 

파주시도 지난 2009년 파주장단콩과 파주개성인삼, 감악산머루, DMZ꿀, 파주배 등 지역내 농특산물을 하나로 묶어 ‘장단삼백’이라는 공동브랜드를 출시했지만, 특정 상품에 대한 인지도만 높아지면서 공동브랜드 도입 취지를 무색게 하고 있다.

 

이 밖에도 하남시의 ‘검단산’, 의왕시 ‘느티와 까비’, 부천시 ‘로보파크’, 양주시 ‘어하둥둥’ 등 대부분의 공동브랜드가 소비자들의 기억에서 지워져가고 있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현재의 공동브랜드 사업은 대부분 영세농가의 농산물을 한 브랜드로 묶어 파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차라리 각 생산품에 맞는 상표명을 별도로 지정하는 편이 효과가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5년부터 2010년까지 5년간 경기도와 도내 각 시·군이 등록한 상표권은 총 2천394건으로, 기초자치단체로는 안성시(270건)와 파주시(268건)의 상표권 등록이 가장 많았다.  

 

이호진기자 hj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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