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때문에… 제2경인고속道 노선도 변경

소음문제로 청계산으로 우회… 금토동 주민 “녹지훼손 등 피해” 반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판교신도시 교통소음에 이어 이번엔 제2경인고속도로 신설노선 예정지 주변 주민들이 소음대책을 호소하고 나섰다.

 

제2경인고속도로 판교 통과 노선이 청계산 쪽으로 바뀌면서 녹지를 훼손하는 것은 물론 주변 마을 주민의 또 다른 집단 민원을 일으켜 도로 신설 자체가 난관에 봉착했다.

 

20일 성남시와 제2경인연결고속도로㈜(이하 제2경인), 주민들에 따르면 제2경인은 안양시 석수동~성남시 여수동 21.8㎞ 구간에 4천652억원을 들여 제2경인고속도로 연결선(왕복 4~6차선)을 개설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2경인은 2005년 5월 민자고속도로사업 제안 공고와 2007년 12월 주민 설명회에서 서판교 통과 노선을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와 나란히 개설한다고 밝힌 이후 국토해양부 및 성남시와 협의를 벌여 왔다.

 

그러나 이 도로의 판교 통과 노선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옆에 배치된 분당구 운중동 아파트(서판교 A2-1블록) 소음문제가 불거지면서 청계산 자락 능선을 넘어 수정구 금토동 쪽으로 변경됐다.

 

제2경인은 2008년 환경영향평가 협의 때까지도 서판교 노선을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와 나란히 계획했다가 지난해 3월 실시계획에서 서판교 통과 노선을 400~500m 북쪽으로 우회하도록 바꿨다.

 

서판교 아파트 소음대책으로 북쪽으로 110m 이설이 결정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에 나란히 붙일 경우 2개 고속도로로 인해 서판교 아파트 소음분쟁이 재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2경인고속도로 노선 변경이 추진되면서 이번에는 청계산 자락을 사이에 두고 판교신도시 북쪽에 있는 금토동 주민들이 들고 일어섰다.

 

금토동 주민이 반발하자 제2경인은 지난해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서판교~금토동 통과구간 갈등조정협의회’까지 구성했으나 아직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금토동 3통장 주해완씨(64)는 “주민공청회 때 설명한 노선을 취소하고 청계산 금토동 쪽으로 노선을 변경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행정”이라며 “어처구니없는 신도시 개발로 2개 고속도로 노선을 바꾸고 그것도 모자라 멀쩡히 사는 우리 마을에다 피해를 떠안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금토동 주민대책위원장 문금진씨(59·여)는 “청계산은 수도권 남부의 허파이고 금토동은 고려말 조성된 유서 깊은 마을”이라며 “주먹구구식 도시계획과 행정 오판이 청계산 녹지와 주민 삶의 터전 모두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남=문민석기자 sugm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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