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목재의 재발견, 국산재 시범사업

우리나라는 풍부한 산림자원과 선조들의 우수한 공예기술을 바탕으로 독창적인 목재문화를 이룩해 왔다. 지금은 소실돼 없어졌지만 황룡사 9층탑이나 세계문화유산인 해인사의 팔만대장경, 세계 최고의 목판인쇄물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 일본의 국보로 지정되어 있는 미륵보살반가사유상 등은 그 이름만 들어도 찬란하다.

 

하지만 플라스틱, 스테인리스, 콘크리트 등 각종 신소재가 개발되어 나오면서 목재는 점차 이들 신소재로 대체되어 갔고 가구, 펄프 등 몇몇 품목을 제외하고 목재산업은 쇠퇴하게 되었다.

 

이런 시점에서 최근 웰빙, 로하스(LOHAS) 바람을 타고 친환경 소재인 목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보드, 펄프 등에 대한 기존 수요와 더불어 한옥목조주택, 목조가구, 목재펠릿 난방 등 목재에 대한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 북부지방산림청 수원국유림관리소는 목재의 이용을 현시대적으로 재해석하여 그간 저평가되었던 국산 목재의 우수성을 알리고 예전의 찬란했던 목재문화를 이어갈 수 있도록 수원국유림관리소 청사 주변 국유지에 국산재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산재 시범사업은 숲가꾸기 사업에서 나오는 소형 간벌목재를 이용해 친환경 목구조물을 설치하는 것으로, 수원국유림관리소는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양평에 소재한 국내 최초 국유 수목장림인 ‘하늘숲추모원’에 목재데크, 목재난간, 목재틀옹벽 등을 설치했으며, 국산 목재를 활용하여 친환경적으로 아름다운 산림경관을 조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원국유림관리소는 한강이남 17개 시·군의 국유지를 관할하고 있는 수도권 관리소로서 이번에는 수원국유림관리소 청사 신축에 따른 청사주변 환경 개선사업과 도시민의 녹지공간 수요에 부응하는 도시숲 조성사업을 연계하여 기존의 국산재 시범사업에서 문화·복지 분야가 업그레이드 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사업에서는 청사숲에 목재틀 옹벽, 목재데크로드, 목재울타리, 간이목교, 목재칩을 부설한 탐방로 등을 조성하고 구 청사에 목공예체험실을 만들어 조성 이후 어린이들과 시민들에게 산림의 중요성과 국산목재의 우수성을 함께 알릴 수 있는 숲해설 서비스도 제공하고자 한다.

 

과거 콘크리트 문화에서 목조건축물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되고 있는 지금, 주거문화의 자연지향주의 추세에 따라 목조건축물의 원자재 수급은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현재 주요 목조건축 자재 중 대들보 및 보, 인방, 주선 등의 특수자재는 국내산 목재보급이 어려운 실정으로 러시아산 레드파인, 미국·캐나다산의 더글라스퍼 소나무 등의 원자재로 대체 이용되고 있어, 국내산 목재는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국산 목재의 품질은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지만,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유통활로가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타 수출국이 자국 산림보호의 이유로 자원수출을 통제하게 되면, 원자재 부족과 목재 가격상승 등이 발생, 국가 및 국민경제에 적지 않은 혼란이 예상된다. 이러한 시점에서 국산재 시범사업을 통해 국산 목재의 우수성을 확인하고 알림으로써 국산재의 활용을 확대하여 국내 목재산업 육성에 이바지하는 것은 매우 시의 적절하다.

 

이와 더불어 산림청에서는 지난 1월, 2020년 목재 자급률 20%를 목표로 미래 지향적인 산림정책 추진을 밝힌 바 있다.

 

우선, 리기다소나무림 등 녹화수종을 백합나무와 같은 속성·경제수종으로 바꾸어 나가는 산림모습 개편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또 심어만 놓고 가꾸지 않은 조림지를 대상으로 숲가꾸기 사업을 확대해 그 과정에서 나오는 산물을 알뜰하게 수집해 활용하는 산림작업 일관시스템을 정착시켜 나갈 계획이다.

 

산림청의 이러한 노력이 올바른 결실을 맺어 더 많은 사람들이 숲이 주는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영하 수원국유림관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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