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간 일해도 등록금 안돼" 알바대학생의 눈물

알바대학생, 하루 4시간 쪽잠 공부할 새가 없어 몸도 마음도 지쳐가 “반값등록금 유일한 희망”

“등록금이 계속 오르면 더 이상은 못 버틸 것 같아요.”

 

수원소재 A대학교 1학년생 최민호군(19·가명)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4시간 안팎이다. 고등학생 때보다 오히려 줄었다. 어려운 집안 형편 탓에 대학 등록금과 용돈을 스스로 마련해야 하는 형편이어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군은 학교 근처 PC방에서 밤 8시부터 아침 8시까지 주 5일 일한다. 강의가 없을 때마다 학과 방에서 쪽잠을 자고 있지만, 밤샘 ‘알바’로 쌓인 피로는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 벌써 몇 차례 강의 도중 코피가 터지기도 했다.

 

“얼마 전엔 벤치에서 졸다가 강의를 놓친 적도 있어요. 잠깐 앉아있는다는 게 정신을 차려보니 5시간이 지나있더라고요.”

 

최군이 듣는 강의는 대부분 오후에 진행된다. 야간알바할 것을 고려해 오전수업은 아예 신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군에게는 듣고 싶은 강의보다는 그나마 ‘덜 졸면서’ 들을 수 있는 강의가 우선이다.

 

야간알바로 최군이 한 달에 버는 돈은 100여만원. 차비와 식비, 통신비, 책값, 용돈 등을 제하고 매달 40만원 정도를 저축한다. 그러나 학기중 번 돈으로는 300만원 이상의 등록금 내기에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이 때문에 방학에는 알바 2개를 추가로 할 생각이다.

 

최군은 “공부는커녕 과제 하기도 벅찬 상황에서 장학금 타기란 불가능해요. 고생해 돈 벌면서 비몽사몽으로 수업을 듣다 보면, 이렇게 학교에 다니는 게 맞는지 회의까지 듭니다”라고 푸념했다.

 

최군은 자신이 특이한 경우가 아니라고 말한다.

 

친구 중 절반 정도는 등록금 마련을 위해 알바를 하고 있고, 그 중 일부는 휴학까지 계획하고 있다는 것.

 

최군은 “저 같은 학생에게 반값 등록금은 유일한 희망이에요. 알바로 학업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으니까요”라고 말한 뒤 알바를 하러 가야한다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성보경기자 boccu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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