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적합업종… 최대 관심사는 ‘식품’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상생을 추구하는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에 기업인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중소기업의 시장영역을 보호해 상생의 길을 찾겠다는 취지지만 당장 먹고살 길이 막막해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갈등은 당분간 실마리를 찾지 못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런 가운데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신청된 일부 품목에 대한 엇갈린 전망은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주된 품목은 역시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식품류다.

 

15일 도내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현재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신청된 식품은 김치와 된장, 고추장, 두부, 막걸리, 녹차 등 43개 품목으로, 이들 품목은 시장 대부분을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차지하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브랜드가 많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선정돼 대기업이 시장에서 철수할 경우 소비자들은 제품 선택에 혼란을 겪게 되고, 결국 기존 제품을 대체할 새로운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처음 보는 중소기업 제품의 안전성 문제부터 원료와 소비자 보호 규정까지 까다로운 소비자들의 심사를 통과해야 비로소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고추장과 된장의 경우 시장 대부분은 대기업 계열인 C사와 D사가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 제품이 얼마나 인지도를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브랜드 자체가 너무 익숙해져 버린 탓이다.

 

김치의 경우 최근 홈쇼핑 업계가 시장을 장악해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선정된다 하더라도 시장 판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고추장, 된장 등과 같이 특정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높은 업종은 선정된다 해도 2차 심사가 남아있는 셈이다.

 

이 같은 어려움은 대기업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계면활성제(비누) 업종과 전기청소기도 예외가 아니다.

 

김치·된장·고추장·막걸리 등 43개 품목 신청

 

대기업 시장 철수 ‘혼란 vs 기회’ 엇갈린 전망

 

건강과 직결… 소비자들 까다로운 검증 과제

 

10여년 넘게 시장을 주도하면서 소비자의 눈에 익숙해진 브랜드를 중소기업들의 제품이 얼마나 대체할 수 있을지,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검증과정을 어떻게 통과할지가 동반성장정책으로 보호받게 된 중소기업들에게 또 다른 과제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우려는 기우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커피믹스와 두부 등으로 중소기업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한 사례도 많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시장이 보호된다 해도 결국 살아남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기호와 기준에 맞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며 “지금보다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은 신제품 개발과 기술력 향상에 쏟아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호진기자 hj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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