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모 “가족 함께하는 시간 늘었지만 주말마다 어쩌나…”

가족여행·문화체험 등 활용 ‘학생들 비행 늘까’ 걱정도

내년부터 주5일제 수업이 전면 시행된다는 정부 방침에 시민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수원에 거주하는 강만수씨(39)는 내년부터 주5일제 수업이 전면 시행된다는 소식에 걱정부터 앞선다고 했다.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과 4, 5학년인 두 딸을 둔 강씨 부부는 학교에서 격주로 하는 이른바 ‘놀토’(노는 토요일)도 부담스럽다.

 

회사원인 아내는 야간과 주말에도 근무해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을 돌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간 뒤에도 부모 모두 출근했을 때에는 입학 전에 다니던 아파트 단지의 어린이집에 아이들을 잠시 맡기곤 했는데 눈치가 보여 더 이상 보내지 못하고 근처 친척집에 맡기고 있다.

 

강씨는 “평일에는 학교 보육교실에서 놀다 오니까 경제적 부담도 덜고 안심이 돼서 좋다”며 “토요일 오전에는 학교 보육교실도 놀고 학원도 모두 문을 닫아 보낼 데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강씨는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을 평일에 보습학원과 태권도장, 미술학원, 피아노 학원 두 곳씩을 다니게 하고 있지만 주5일제가 전면 시행되면 사교육비가 더 들어갈까봐 걱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고교생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는 청소년 여가 프로그램이 부족한 상황에서 주5일 수업을 전면 시행하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고등학생 아들을 둔 박모씨(47)는 “아들이 학교 가는 토요일에는 오전 수업 마치고 오후에 학원에라도 갔다 오는데 노는 토요일이면 좀 쉬어야 한다며 학원도 빼먹고 온종일 PC방에서 게임을 하기 일쑤”라며 “매주 쉬면 주말마다 어떻게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고등학생 학부모 정모씨(48)는 “사회 전반적으로 주5일제가 자리 잡은 만큼 학교도 예외일 수는 없지만, 학생들이 다른 유혹에 빠질 염려가 큰 상황에서 무리하게 시행하는 게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5일제 수업 전면 시행방침을 환영하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토요일에 부족한 공부를 시키려고 학원을 보내겠다는 학부모도 있지만 가족이 여행을 가거나 문화체험을 즐기는 등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겠다는 반응도 많았다.

 

경기지역 한 체험학습장 관계자는 “‘놀토’와 ‘갈토’의 방문객 수가 상당한 차이가 난다는 것은 업계에서는 상식으로 통한다”면서 “주 5일 수업제가 시행되면 가족단위 관람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프로그램을 더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수철기자 scp@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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