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환경조사서 ‘발암물질 TPH’ 최고 94배 기준치 초과… 美 대위 논문 공개
대책위, 한미 공동조사 촉구
부평 미군 기지(캠프 마켓)가 심각한 수준으로 오염됐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자료가 추가로 발견돼 파문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12일 부평 미군기지 맹독성 폐기물 진상조사 인천시민대책위원회(대책위)에 따르면 당시 미 공군에 근무했던 에드윈 오시바 대위가 지난 1997년 12월 미공군대학에 제출한 321쪽 분량의 석사학위 논문 ‘주한미군기지의 유해폐기물지역 복구문제연구’를 분석한 결과, 지난 1992년 미공병단이 실시한 환경조사 자료를 통해 부평 미군기지(캠프 마켓)의 석유계총탄화수소(TPH)가 현재 기준치의 최고 94배인 47.1g/㎏이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자동차폐차장 인근에는 자동차 배터리 등을 매립했다는 자료도 확인됐다.
논문은 발암물질인 TPH의 경우 토양의 4.7%가 기름이라는 사실을 뜻한다는 기록도 담고 있다.
이는 현재 환경부 기준치와 비교하면 현행 기준치의 24~94배를 초과한 양이다.
납과 카드뮴 등 중금속도 기준치를 초과했으며 매립된 자동차 배터리도 대부분 부식되거나 구멍이 나 내용물이 흘러 나왔다.
이 때문에 대책위는 주한미군 측에 폐기물 처리기록을 즉각 공개할 것과 미군기지 내부 환경조사 즉각 이행을 요구하고 나섰다.
정부에 대해선 주한미군의 환경범죄를 강력 규탄하고 민ㆍ관 전문가들이 참여, 실질적인 환경조사를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논문 가운데 ‘캠프 마켓’을 언급한 부분의 일부만 검토해 얻은 자료인만큼 앞으로 논문을 정확하게 번역하고 분석하면 추가 오염에 대한 근거자료가 충분히 나올 것으로 본다”며 “주한미군이 고엽제 등 맹독성 폐기물 처리 자료를 갖고 있고, 언제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처리했는지 알고 있다는 게 분명해진 만큼 조건 없이 미군기지 내부를 개방하고 한·미 공동 환경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ekgib.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