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지대 민통선에 쓰레기투기…비양심 ‘수북’
“군부대 일부에서 버리기도 하지만 요즘 외지인들이 들어와 폐기물 덩어리를 마음대로 버리고 있어요. 단속은 하지만 쉽지 않네요. 일일이 뒤쫓아가 카메라를 들이 댈 수도 없고….”
10일 오후 민간인통제구역선(이하 민통선·휴전선 남쪽으로 2km 이내 지역)인 파주시 진동면 동파리 일원.
민통선 내 생활쓰레기 등 각종 폐기물 단속을 나 온 파주장단출장소환경팀(이하 환경팀)은 진동면 일대 숲속에 수북히 쌓인 채 버려진 수십개의 폐 타이어를 발견했다.
마치 토성같이 싸여 있던 폐타이어들은 숲속에 오래 방치된 탓인지 곳곳이 부식돼 있었고 타이어 주변에는 오염된 물이 눈에 띄었다.
환경팀은 “타이어 상태로 보아 인근 군부대에서 사용하다 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수십개 軍 폐타이어 녹슨 기계들·농약병
인적 드물어 ‘슬쩍’ 투기 “지난달에만 5t 수거”
서둘러 폐타이어를 수거한 뒤 주변을 말끔히 소독한 환경팀의 다음 이동지는 최근 민원이 발생한 진동면 동파리 한 골재 채취장.
몇 년 전 골재 채취 후 현장이 그대로 방치돼 있는 골재 채취장 주변에는 작업할 때 사용하던 것으로 보이는 각종 기계류와 타이어 등이 잡초와 함께 뒤엉켜 있었다. 기계에서 나온 녹물은 숲 주변 생태계를 오래전부터 오염시키고 있었다.
환경팀은 “골재작업이 종료되면 주변에 오염이 되지 않도록 반드시 각종 시설물들을 철거해야 하나 그렇지 않아 발생된 일이다”고 한숨을 내셨다.
더욱이 골재 채취장과 인접한 개간된 논 주변에는 농사를 짓기 위해 사용하다 버린 농약병 등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다.
앞서 민통선 내 폐기물 투기와 관련, 시는“지난달에 민통선에서 외지인이 버린 것으로 보이는 냉장고, 음식물 같은 생활폐기물 5t을 수거하기도 했다.
환경팀 관계자는“우리나 군부대나 출입허가를 받는 사람들의 소지품이나 차량들을 함부로 뒤질 수 없고 결국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는데 (투기)해도해도 너무한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파주=김요섭기자 yoseopk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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