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회사 대표 등 3명 입건
인천지역 대형 관광버스회사들이 기름값이 치솟자 경유보다 저렴한 보일러용 등유를 버스에 연료로 넣고 운행, 엔진 등 연료계통 손상으로 자칫 대형 사고가 우려되고 있다.
8일 인천시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A관광버스회사는 지난해 9월부터 지난 4월까지 자체적으로 운영하던 주유소의 저유차량 등을 이용, 길가에서 관광버스에 주유하는 방식으로 관광버스 수십대에 보일러용 등유 34만ℓ(시가 3억8천만원 상당)를 주입했다.
관광버스의 경우 대부분의 버스기사들이 관광버스를 소유하고 사측과는 계약을 맺고(일명 지입방식) 관광버스를 승객들에게 대여하는 형태로 운영하다 보니 유가 인상에 부담을 느낀 버스기사들이 사측에 경유보다 ℓ당 많게는 500원 저렴한 보일러용 등유 사용을 요구했고 사측이 이를 묵인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수법으로 사측과 버스기사들이 챙긴 차익은 1억7천만원 상당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관광버스에 차량 연료용 경유가 아니라 보일러용 등유를 사용할 경우, 엔진 등 주요 부품에 손상이 생겨 주행 중 엔진이 꺼지는 등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석유관리원 연구 결과, 등유에는 차량용 경유에 첨가되는 윤활성 향상제 등이 없어 차량 연료고압펌프가 손상, 또는 파손돼 주행 중 갑자기 멈춰 서는 등 사고로 이어지거나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었다.
연료에 황 함량이 높아 자동차 백연현상(차량 후처리장치에 황화합물이 쌓이는 현상)이 생기거나 미연소탄화수소와 질소산화물 등 유해 배출가스가 많아져 대기오염도 악화시킨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8일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위반 혐의로 A관광버스회사 대표 B씨(55)와 이 회사 노동조합위원장 C씨(68)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관광버스가 언제 사고가 날 지 모르는 위험을 안고 달린 셈”이라며 “최근 유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만큼 다른 대형 관광버스회사에 대한 수사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km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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