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등록금 위해 학교도 고통 분담해야” 확산 적립금 규모 천차만별… 등록금 지원 올인엔 현실적 어려움
‘반값 등록금’에 대한 요구가 잇따르면서 대학들도 고통분담 차원에서 축적한 적립금을 사용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 대학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일부 대학의 경우 수억원씩의 적립금을 쌓아놓긴 했지만 적립금이 단 한푼도 없는 대학도 상당수에 달하기 때문이다.
7일 교과부 등에 따르면 2009년 결산 기준으로 149개 4년제 사립대의 누적적립금은 6조9천493억원에 달했다.
적립금 용도는 건축 적립금이 46%로 가장 많았고, 기타 적립금이 34.8%, 연구적립금 9.2%, 장학 적립금 8.6%, 퇴직 적립금 1.4% 순이었다.
이처럼 대학이 전체적으로 7조에 달하는 적립금을 쌓아놓고 해마다 수천억원을 추가하는 모양새지만 속사정은 천차만별이다.
누적적립금이 6천280억원에 달하는 이화여대를 비롯해 홍익대(4천857억원), 연세대(3천907억원), 수원대(2천575억원), 동덕여대(2천410억원), 고려대(2천305억원), 청주대(2천186억원), 숙명여대(1천884억원), 계명대(1천775억원), 인하대(1천342억원) 등 1천억원 이상 적립금을 보유한 대학이 상당수 있다.
그러나 적립금이 100억원 이하인 곳이 192개 사립대 중 106개나 되는 가운데 적립금이 5억원 미만인 대학이 23개교, 아예 한푼도 없는 대학이 42개교에 달한다.
이에 따라 대학들은 적립금을 쌓아두지만 말고 일정 부분을 등록금 인하에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공감하지만 적립금 전액을 등록금 지원에 쏟아붓는 것은 현실상 어렵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대학들이 적립금을 쌓아놓기만 하고 학생을 위해 투자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한 반발도 있다.
수도권 E대학은 “2010회계연도에 등록금회계에서 적립금회계로 전환된 금액이 180억여원이지만 이때 등록금 회계에는 등록금 수입외에 법인 수익사업 등에서 받은수입 110억원 이상이 포함된 것”으로 순수 등록금 회계 적립률은 7%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또 D대학 관계자는 “사립대가 등록금을 몽땅 적립금으로 쌓아놓기만 한다고 몰아붙여 사립대 전체를 부도덕한 집단으로 보는 것은 억울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지난 4일 고려대, 숙명여대, 연세대, 영남대, 이화여대, 한림대, 홍익대 등 7개 대학 총장들이 참여한 등록금 대책 태스크포스(TF)를 구성, 등록금 부담 완화를 위한 대학 적립금의 활용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수철기자 scp@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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