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의운동장 홈플러스' 구청장 사전 반대 표명 논란

인천 남구가 숭의운동장 내 홈플러스 입점과 관련, 찬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유통업 상생발전협의회’(협의회)를 열었으나 사실상 입점에 반대하는 위원들이 다수 위촉되고 구청장의 홈플러스 불가방침도 나온 뒤여서 행정절차가 형식적으로 진행됐다는 지적이제기되고 있다.

 

6일 구에 따르면 협의회는 지난 2일 사업시행자인 ㈜에이파크개발이 제출한 ‘홈플러스와 중소상인 상생협력방안’에 대해 심의한결과 “내용이 불충분하다”며 홈플러스 입점 등록 신청을 반려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구에 전달했다.

 

방안은 지역 상인 홈플러스 내임대매장 우선 배정, 재래시장 상품 납품판로 확대 등 모두 8개 항목이다.

 

협의회는 인력 채용의 경우 비정규직 및 아르바이트 위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고 임대매장의우선 배정 역시 관리비 부담 등으로 상생협력방안이 대체적으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이날 참석한 협의회 위원 9명 가운데 당연직인 남구 공무원 2명을 비롯해 민주당 구의원, 재래시장(용현시장) 상인대표, 소상공인단체 추천 위원 등 사실상 홈플러스 입점에 반대하는 위원들이 더 많아 심의 결과가 예고됐었다.

 

더욱이 위촉된 구의원의 경우 지역구가 용현동으로 이번 홈플러스 입점에 적극 반대하는 용현시장 상인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구청장이 ‘당론’이라며 홈플러스 입점에 이미 반대 입장을 표명한 후 심의가 이뤄져 객관성을 잃었다는 시각도 지배적이다.

 

협의회는 대형 마트 입점에 따른 재래시장 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구가 올초 관련 조례를 제정한뒤 처음으로 이번 안건이 상정돼관심을 모았다.

 

구는 이날 협의회 의견을 참고, 빠르면 7일 에이파크개발 측에 숭의운동장 내 홈플러스 입점 ‘불허’를 통보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에이파크개발은 “협의회가 지적한 사항을 보강, 다시 제출할 것인지 여부는 9일 이사회를 열어 결정하겠다”며 “원만한 협의를 기대하고 있지만 구가 끝까지 입점을 불허할 경우 법적소송이 불가피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혜숙기자 phs@ekgib.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