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모의평가 난이도 낮자 상위권 학생 “논술이 당락” 평촌 학원가 등 수강생 폭증
정부가 공언한 대로 지난 2일 시행된 6월 모의평가의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낮게 출제, 오는 11월 수능이 쉬워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기지역 논술학원들이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쉬운 수능으로 상위권 수험생들 사이의 변별력이 약해지면 결국 논술이 당락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5일 오후 안양시 평촌 학원밀집지역 내 한 논술학원 교실에는 수험생 수백명이 가득 차 있었다.
학원 입구 안내 데스크 앞에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상담순서를 기다리며 길게 줄지어져 있었다.
학원 내 한 직원은 “6∼7월 강의 등록을 받고 있으나 원장이 직접 맡은 강의나 다른 인기 강의는 모두 마감됐다”면서 “7월 방학 철을 맞아 수강 반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원하는 강좌가 마감됐다고 하자 “빈 자리가 생기면 반드시 연락 달라”며 수강료를 선결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수원시 영통구 학원밀집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논술학원 대부분의 수강생이 지난해보다 20~100%가량 늘어났다.
영통구 A학원의 경우 수능 모의평가 다음날인 3일 하루에만 10여건의 전화상담 문의가 오는 등 최근 들어 하루 10여통씩 문의전화가 걸려오거나 수강신청이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학원 관계자는 “이번 수능 모의평가가 아주 쉽게 나오면서 여름방학을 맞아 논술을 준비하려는 학생이 더욱 몰려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면서 “모의평가를 본 후 논술 준비를 일찍 시작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 같다는 게 대다수 학부모의 반응”이라고 말했다.
교육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미 지난해 말부터 이 같은 논술 학원가의 호황을 예상했다.
시험을 치르기까지 한두 달 벼락치기로 논술을 준비하는 것만으로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두기 어렵다며 지난해 겨울방학부터 중상위권을 중심으로 고2 예비 수험생들이 논술 학원을 찾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수험생들은 수능 준비와 논술 준비의 이중고를 하소연하고 있다.
수험생 박모군(고3)은 “수능이 쉽게 나온다니까 오히려 더 불안한 게 사실”이라며 “주중에는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수능 준비를 주로 하고 주말에는 또 논술학원에 가야 한다. 너무 힘들지만 다들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박수철기자 scp@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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