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성 운반책 이용 국제 마약밀수

부부·애인관계 맺고 수고비… 나이지리아인 총책 등 적발

국제 마약 밀수조직에 대한 검찰 및 세관 감시가 강화되면서 외국인과 결혼하거나 애인관계인 한국 여성들을 마약 운반책으로 이용한 신종 수법이 등장했다.

 

인천지검 강력부(이영기 부장검사)는 1일 한국 여성을 운반책으로 이용, 마약을 밀수한 혐의(마약류 불법 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나이지리아 국제 마약밀수조직의 국내 총책인 나이지리아인 A씨(37)와 마약을 운반한 B씨(24·여) 등 2명을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일본 내 마약 유통책 C씨(36)와 운반책 D씨(36) 등 나이지리아인 2명을 같은 혐의로 지명 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09년 4월 한국인 아내인 B씨와 D씨의 애인인 한국 여성 H씨(24) 등을 필리핀으로 보내 현지에서 마약 3㎏이 든 여행용 가방을 받아 일본에 있는 C씨에게 전달하도록 하는 등 지난 2009년부터 지난달까지 한국 여성 6명을 이용, 10차례에 걸쳐 필로폰 30㎏ 상당을 국외로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조사 결과, 마약밀수 조직원들은 이태원 등지에서 영국인이나 미국인 사업가처럼 영어를 쓰며 한국 여성들에게 접근, 부부나 애인 관계를 맺은 뒤 해외여행을 보내 주고 수고비를 주겠다며 이들을 회유하거나 폭행, 마약을 운반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여행용 가방 하드커버와 가방 안쪽 천 사이에 마약을 넣고 깁거나 반바지 특정 부위에 마약을 넣은 뒤 천을 덧대는 수법으 로 마약을 숨겨 운반했다.

 

마약을 운반한 여성들은 검찰 조사에서 “A씨 등이 가방 안에 금괴나 다이아몬드가 들어있다고 말해 그런 줄로만 알았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 및 세관, 외국 수사기관 등과의 공조로 감시가 강화되면서 나이지리아 국제 마약밀수조이 외국인에게 호감을 갖는 한국 여성들을 포섭, 마약 운반에 이용하는 등 마약 밀수 루트가 다양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혜숙기자 phs@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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