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밥상’ 맛보고 ‘고향의 情’ 체험하고
향토음식에 왕실에 얽힌 이야기로 스토리를 입혀 차별화된 음식상품을 내놓고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특별한 가족농업경영체가 있다.
남양주 화도읍에 위치한 구암모꼬지터가 바로 그 주인공으로, 이 곳은 가족이 힘을 모아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 농가소득 향상의 새로운 모델이 되고 있는 강소농으로 주목받고 있는 곳이다.
구암모꼬지터를 운영 중인 신은정 대표(51)는 11대의 건조기를 구비해 벼나 고추, 무말랭이 등을 건조가공하는 농업에 종사하며 20여년 가까이 생활개선회 활동을 하는 등 전형적인 농가 주부로서의 삶을 살아왔다.
평소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던 그는 남양주의 향토음식과 우리 고유의 전통음식이 사라지는데 대한 아쉬움을 갖고 있던 차에 농촌진흥청의 향토음식 자원화 사업을 알게돼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그는 선조때부터 살아왔던 9천여㎡의 땅에 비어있던 축사를 새로 신축해 체험장을 만들고 어린이와 학생에 집중된 체험프로그램을 탈피, 주부들을 대상으로 요리체험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신 대표가 개발한 메뉴는 ‘고종쌈밥’이라는 특별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
신은정대표, 축사 신축 주부 요리체험장 조성
먹골배·유기농 채소 활용한 ‘고종쌈밥’ 개발
지난해 2천700명 발길… 6천500만원 소득
먹골배와 유기농 쌈채소, 왕릉 등 남양주만의 농산물과 문화자원을 활용해 먹골배즙을 넣어 매콤달콤한 약고추장을 만들고 중종, 선조, 고종 등 조선시대 왕들이 선호했던 맥적을 유기농 야채에 싸 먹으며 왕실의 이야기를 담아낸 밥상을 차려낸 것이다.
여기에 우엉장아찌, 영양부추, 연근유자청절임, 취나물장아찌, 오이·양파절임 등 9가지 반찬메뉴를 구성해 구암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상차림을 구성해냈다.
신 대표는 재료에 대한 욕심이 많아 대부분의 농산물은 직접 재배한 유기농 야채들로 구성하며, 꼭 사야하는 재료는 최상급만을 고집하고,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체험객들을 맞이하려면 새벽부터 정성을 다해 반찬을 준비하는 것을 철칙으로 한다.
이런 특별한 메뉴를 가진 남양주 구암모꼬지터는 가족이 운영한다 것이 특징이다.
전통적인 문화체험과 정겨운 농촌의 맛을 전달하고자 유기농 채소를 재배하는 것과 고기굽기는 남편인 이상연(57)씨가 담당하고 음식의 준비와 강의, 시연, 서빙 등은 신 대표가, 각종 운영과 관련된 사항 및 준비의 제반사항은 딸인 이상림씨(28)의 도움을 받고 있다.
특히 직장생활을 하다가 지난해부터 구암모꼬지터의 운영에 참여하게 된 큰딸 이씨는 20대의 나이에 농업에서 미래를 찾는 젊은 농업경영인으로의 도약을 꿈꾸며 목표를 향해 한발한발 다가가는 중이다.
가뜩이나 농가에서는 인력을 구하기 힘든 요즘 가족들이 함께 농가맛집 경영에 나서면서 단합된 힘으로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지난해 2천700명의 체험객이 다녀가며 6천500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등 발전을 거듭한 구암모꼬지터는 지난 3~5월 사이에만 1천명이 몰리면서 올해 목표한 3천명의 체험객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은정 대표는 “주업은 농업이지만 조금만 가치를 부여해 부업으로 농가맛집 사업을 시작하면서 강소농으로의 발돋움을 꾀할 수 있었다”며 “구암모꼬지터가 남양주시의 대표적인 관광체험 상품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지현기자 jh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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