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일자리 사회적 기업] 수원여성노동자회 가정관리사협회

가사·보육·산모관리 체계적 ‘돌봄서비스’

우리사회에서 전통적으로 집안일은 여성들의 고유한 영역으로 인식되면서 상대적으로 중요성과 가치에 대한 평가가 저하돼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하는 여성이 늘어나면서 집안일 즉 가사를 외부인에게 맡기는 일이 많아졌는데, 이런 과정에서 가사서비스의 전문성이 확대되기도 하고 업종 종사자들의 자존감도 높이고자 하는 요구가 생겨났다.

 

수원여성노동자회 부설 가정관리사협회 수원지부는 이런 사회적 흐름 속에서 취약계층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가사서비스의 인식개선까지 시도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수원시 권선구에 위치한 수원여성노동자회 부설 가정관리사협회 수원지부는 ‘믿을 수 있는 살림 벗’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바탕으로 집안에서 필요로 하는 가사, 보육, 산모관리 등 모든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사회적기업의 시초는 지난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실업과 빈곤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 밖에 없는 중장년 여성층의 일자리를 고민하던 한국여성노동자회가 수원에 자리를 잡고 10여명의 회원을 모아 서비스를 시작한 것.

 

당시 파출업은 인력사무소나 직업소개소를 통해 비정기적이고 간헐적으로 일거리가 연결되면서 일반인이나 참여자 모두에게 근로자의 개념이나 인식수준이 낮았다.

 

취약계층 여성들에 일자리 제공

 

전문적인 교육 통해 자존감 높여

 

작년 회원 12명 월매출 1,400만원

 

수원여성노동자회 부설 가정관리사협회 수원지부는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고 자존감을 높이고자 회원제에 기초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회원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다른 업체와 달리 모든 의사결정을 회의를 통해 결정하고, 나눔활동에도 중점을 두는 것을 특징으로 했다.

 

정기적인 월례회의와 운영위원회를 통해 회사가 당면한 현 상황을 공유하고 대표 선임도 투표로 진행하는 등 회원 모두가 주인이 되어 함께 운영하는 민주적인 사회적기업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여기에 대안경제 활동으로 고안된 품앗이 시장, 자존감을 높이기 위한 교육활동, 가사노동자 인식개선 캠페인 등 일자리 제공 뿐만이 아닌 생활의 곳곳에서 회원들끼리의 나눔을 통해 경제공동체로서의 활동을 진행하기도 한다.

 

수원여성노동자회 부설 가정관리사협회 수원지부의 주요 활동 내용으로는 가사일이 힘든 가정의 청소나 세탁, 정리정돈, 기타 집안일을 제공하는 것이 기본적인 가사관리사 업무이며, 가정보육사 업무로는 아이의 위생 및 안전관리, 간식먹이기, 놀아주기, 학원보내기, 정리정곤 등 엄마의 마음으로 자녀를 돌보는 일을 수행한다.

 

또 출산 직후의 산모에게는 건강관리 및 식사준비, 모유수유, 신생아 목욕 등 산모와 신생아를 사랑의 손길로 지켜주는 산후관리사 역할도 제공한다.

 

수원여성노동자회 부설 가정관리사협회 수원지부는 지난해 말 기준 12명의 회원들이 월 1천400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회원수를 40명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활발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회원 대부분이 40~50대 여성들이며, 한부모가정 등 여성가장도 다수를 차지하면서 취약계층 일자리제공이라는 사회적기업의 목표에 충실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윤현미 수원여성노동자회 부설 가정관리사협회 수원지부장은 “가정관리사협회는 회원 스스로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적 자립을 도모하기 위해 만든 경제공동체”라며 “협동과 나눔, 참여의 정신으로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지현기자 jhlee@ekgib.com

 

인터뷰  윤현미 가정관리사協수원지부장

 

“가사서비스 인식 개선…

 

더 많은 나눔활동 힘쓸 것”

“가사서비스에 대한 낮은 수준의 인식을 개선하고 참여자들의 자존감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윤현미 수원여성노동자회 부설 가정관리사협회 수원지부장(46)은 결혼을 계기로 일을 중단한 전형적인 ‘경력 단절 여성’이었지만 사회적기업에 발을 담그기 시작하면서 사회적 문제들에 눈을 뜨기 시작한 인물이다.

 

원래 서울에 살면서 집안일에만 집중하던 전형적인 주부였던 윤 지부장은 지난 2008년 수원으로 이사를 오면서 수원여성노동자회 부설 가정관리사협회 수원지부를 알게 되고 재취업과 대표직 수행까지 새로운 세상에 뛰어든 것이다.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다른 사람도 같이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점이 매일 보람차게 느껴진다”며 “수원여성노동자회 부설 가정관리사협회 수원지부 회원들이 결속력을 가지고 독립체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윤 지부장과의 일문일답.

 

-회원제로 운영된다는 점이 재미있다.

회원 모두 월례회의에 참석해 운영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품앗이 시장을 개설해 물건을 사고 팔기도 하며 재능을 나눔도 진행한다. 또 교육활동으로 여성의 눈으로 세상보기와 같은 교양측면을 강화하기도 하며, 회사의 홍보활동도 다함께 병행하는 등 모두가 회사의 주인이라는 마음으로 일한다.

 

-특별히 사회적기업으로서 신경쓰고 있는 분야는.

저소득층에게 무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는데 지난해 중단됐다. 이전에 봉사하던 아이들은 냉장고에 먹을 음식이 없을 정도로 방치돼 있기도 했다. 우리 회원 중에도 취약계층이 있지만 더 어려운 한부모가정 등을 위해 저렴하게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수원시로부터 사업개발비를 지원받을 계획이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비전이 있다면.

지난 3월부터 수원여성노동자회에서 독립하고자 각종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창립총회 및 사무실 이전, 비영리활동을 위한 사단법인화 추진 등 각종 업무들이 쌓여 있지만 차근차근 목표에 다가가면서 회원 수도 늘리고 이를 통해 더 많은 나눔 활동을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지현기자 jhlee@ekgib.com

 

사진=전형민기자 hmjeon@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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