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 산업으로써 한국의 교육은 위기의 조종(弔鐘)이 울린지 오래 되었다. 속칭 SKY대 출신들의 가장 많은 취직 자리가 SKY대 지망 수험생들의 과외선생님이라는 말이 우스개가 아닌 상황이다. 위험한 직업이나 고도의 전문직 일수록 프로에게 맡겨야 한다.
“대한민국 인재 5%에 든다는 교사들에게 과연 프로 정신이 있는가?” 라고 묻는다면 어떠한 답변이 나올까?
예부터 우리나라 교사는 역동성의 DNA와 프로정신의 유장한 전통을 갖고 있다. 선생님의 목소리는 광야에서 부르짖는 외로운 울림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직워드였다.
교육환경이 열악했지만 무서운 사자후(獅子吼)를 토해 냄으로써 성공신화와 올바른 민족의식의 종결자가 되었다.
다가올 21세기의 국가는 속도경영에다 방향까지 정확히 읽지 않으면 미래를 장담할 수 없기에 교육의 위기는 국가의 위기와 직결된다.
한국은 아시아적 전통을 지키면서도 성공적으로 민주화를 달성한 전범(典範)이기도하다. 그런데 요즘 전국의 고소대처에서 나타나는 교육 현상에 대하여 우려의 목소리가 드높다. 실정법보다 정서법을 더 따르는 사회(학부모), 리더는 신념의 언어가 아닌 사실의 언어로 말해야 되는데 조그마한 업적이라도 생기면 마치 자신이 다 한 것처럼 떠벌리는 부박(浮薄)한 교육 행정가들이 다수인 것 같다.
지금은 입만 열면 전·현임 가릴 것 없이 과거의 관리자(학교장, 교육감)를 욕한다. 그뿐만 아니라 MB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그것으로 쇄신의 기분은 맛볼지 모른다. 그러나 인터넷에 익명으로 악플을 다는 인격 파탄자의 수준이면 곤란하다. 우리나라 전통의 가치가 뿌리 채 흔들리는 곳에서는 교육이든 비즈니스든 성공할 수도 오래갈 수도 없다.
사람들은 간혹 비겁하게 살 때도 있지만 비겁자가 영원히 설 자리는 없다.
따라서 ‘뒷방’ 비판 보다는 정면에서 ‘송곳’ 비판을 하는 올곧은 교육자가 절실하다.
몇몇 시·도 교육청의 인사행정을 보면 이념적으로 조직이 목적 그 자체가 되며, 조직의 영속화를 지상목표로 하고 있는 듯 하다. 목표의 전치(Goal displacement)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장학사(전문직)의 특별전형이 그렇고, 무자격 교장이 방증한다.
교육계의 어두었던 ‘트라우마’는 망각을 통한 화해가 아니라 기억을 통한 화해로 가기 위해서는 정당한 절차와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말도 되지 않는 시각으로 미담을 악담으로 확대 재생산 시켜서는 희망이 없다. 그 좋은 예가 한국 현대사의 왜곡이다. 민족의 역사적 기반을 자학하고 왜곡하여 얻을 수 있는 개인적으로나 국가적 득이 과연 무엇일까 반문해 본다. “홍보가 넘치면 진실이 줄어든다”고 한다. 요즘 무상 시리즈와, 학생인권, 혁신학교 모두 부의(浮議)가 아닌 정론(正論)이길 바랄뿐이다.
연꽃은 더러운 진흙에서 나기에 더 아름답고 비바람을 맞아보지 않은 상록수는 없다. 우리 교육자들은 돈과 권력의 쓰나미를 막아주는 영혼의 방파제여야 한다. 바벨탑의 우상을 쌓지 않는 대한민국 5% 인재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김기연 경기교총 정책위원·여주 점동초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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