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수백억 시비 지원 받아 SPC(특수목적법인)에 돈 빌려줘… 경실련 “혈세로 돈놀이” 비판
인천메트로(옛 인천지하철공사)가 만성 적자로 인천시로부터 매년 수백억원의 혈세를 지원받고 있는데도, 인천타워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특수목적법인(SPC)에 수십억원을 빌려준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인천메트로가 시민들의 세금으로 ‘돈놀이’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인천메트로 등에 따르면 지난 2007년 8월 송도국제도시 내 지상 151층 규모인 인천타워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SPC인 ITD인천타워디자인LLC(유)에 인천지하철 1호선 역세권 개발 등을 이유로 6억4천600만원(지분 7.86%)을 출자했다.
인천메트로는 1년여가 지나 이 SPC에 초기 설계와 타당성 검토 용역 등에 쓸 자금으로 이자 9%를 받기로 하고 2차례에 걸쳐 14억원을 빌려 줬다.
그러나 현재 인천타워 사업 규모 조정협의가 늦어지고 있는데다, 사업 진행 여부도 불투명, 이 대여금을 모두 날릴 위기에 처했다.
당초 이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돼 금융권으로부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이뤄지면 그때 상환하는 조건으로 빌려줬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목적 외 투자사업으로 지적, 지분 청산에 들어갔지만 1년여가 지난 현재까지 출자금 단 한푼도 돌려받지 못하고, 매월 6%에 해당되는 지연금만 누적되고 있다.
현재 인천메트로 영업이익은 2008년 -746억원, 지난 2009년 -695억원, 지난해 -716억원 등 매년 적자 수백억원을 보고 있고, 지난해는 당기순이익이 -505억원으로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인천지하철 건설 등을 위해 낸 빚도 아직 1천172억원이나 남아 있다.
인천메트로의 만성 적자는 인천시가 매년 수백억원씩 메꿔 주고 있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인천메트로가 설립 목적과 다른 사업에 투자한 것도 모자라 시가 준 지원금, 즉 시민들의 세금으로 ‘돈놀이’를 하고 있는 셈”이라며 “인천메트로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만큼, 귀책 사유를 물어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메트로 관계자는 “당시 시의 정책 결정에 따라 출자된 SPC에 추가 출자가 필요한 상황이었다”면서 “추가 출자는 자칫 지분율이 20%가 넘어 연결 재무제표를 작성해야 해 부담이었고, 빌려줄 경우 이자까지 챙길 수 있다고 판단, 이처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우기자 lmw@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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