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온 뒤 또는 어두운 구름 사이의 막간을 이용한 환한 빛 속에서 우리는 일곱 빛깔 무지개를 발견하는 때가 있다. “그게 뭐 대수인가” 하며 무심히 지나치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다수의 아이나 어른 모두 네 잎 클로버를 발견한 양 “와~ 무지개다”, “어디? 어디?”하며 그곳을 쳐다보게 된다. 그러면서 어떤 사람은 정말 일곱 색깔이 맞나 세어보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어린 시절 또는 청춘에 가졌던 아련한 추억들을 기억해 내기도 한다. 그리고 나서는 만질 수도, 오랜 시간을 함께할 수도 없는 것으로 생각하며 바로 무지개를 잊어버리게 된다.
최근 외국인과의 혼인건수는 2000년에 비해 감소했지만 여전히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09년 외국인과의 혼인건수는 3만3천300건으로 전체 혼인의 10.8%를 차지하며, 이 중 한국인 남편과 외국인 아내의 혼인이 2만5천142건으로 한국인 아내와 외국인 남편의 혼인(8천158건)에 비해 3배가량 많다. 화성시 역시 외국인과의 결혼가정이 2009년 2천300세대이며, 최근 그 숫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제 알록달록 일곱빛깔 무지개처럼 우리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다양한 문화와 색깔을 지닌 다문화가족은 “신기하다” 하며 쳐다봐야 하는 대상도 아니며,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야”라며 무심하게 대할 대상도 아님을 알아야 하겠다. 그들은 이제 만질 수도, 가까이 다가갈 수도 없는 이웃이 아닌 가까이에 함께 있는 이웃이며, 우리의 아이를 낳고 양육하며, 함께 더불어 살아나갈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가정법원에 따르면 이혼소송 중 다문화가정이 차지하는 비율이 40%를 넘는다고 한다. 2008년 접수된 이혼사건 1만2천100여건 중 5천600여건, 2009년에는 1만2400여건 중 6천500건이 다문화가정이었다. 이혼 사유로는 언어 및 문화 차이, 가정 폭력, 경제적 어려움 등이 주를 이뤘다. 이것은 향후 다문화가족의 개인적인 문제가 사회문제로 야기될 것임을 예측게 하는 이슈라 볼 수 있다.
따라서 다문화가족이 갖고 있는 문제점과 이를 위한 해결 방안 모색에 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현재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고, 더불어 함께 살아가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들이 여러 가지로 실천되고 있다.
그중 전국 200개의 시군구에 설치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중 화성시에서 운영하는 본 센터는 결혼이민자 여성의 첫 번째 어려움인 언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국어교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의 한국문화 적응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제공하고 있다. 두 번째는 가족 단위의 사업으로서 결혼이민자 여성만이 아닌 남편과 시부모님 등 확대가족을 대상으로 결혼과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는 가족통합교육을 실시해, 건강한 가족이 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더불어 자녀를 잘 양육할 수 있도록 부모교육을 제공한다. 또한 개인과 부부 그리고 가족이 갖고 있는 문제를 해결토록 가족상담을 실시해 가족이 해체되는 것을 최소한으로 방지하고자 하는 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셋째, 결혼이민자 여성의 역량 강화를 위한 취업훈련을 제공하고 있으며, 넷째는 결혼이민자 여성이 또 다른 결혼이민자를 돕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조모임을 활성화시키고 있다. 다섯째는 다문화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결혼이민자 여성의 또 다른 문화를 우리 모두 습득도록 돕는 다문화인식개선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배우자 하나 믿고 대한민국 땅에 온 그리고 대한민국 사람으로 적응하며 열심히 살고 있는 결혼이민자 여성들의 고군분투에 박수를 보내며, 작은 힘이나마 센터의 프로그램들이 다문화가족이 보다 더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이 될 수 있도록 일조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일곱 빛깔 무지개가 이제 저 먼 곳에 있는 만질 수 없는 것이 아닌 이제 우리 옆에 놓여 있는 것이며 그 색깔이 무엇이든 인정하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한은주 화성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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