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부평공원 ‘공연보고 만들고 행복세상’

“엄마와 아빠와 같이 보내지 못한다는 게 좀 섭섭하지만, 친구들과 함께 하는 어린이날도 재미있고 좋아요.”

 

올해로 여든아홉번째를 맞는 어린이날인 5일 오후 3시께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 부평공원.

 

이곳에서 지역아동센터가 주관한 ‘어깨동무내동무 어린이날’행사에 참가한 김영빈군(12)에게는 천국이 따로 없었다.

 

김군은 시각장애인체험을 한 뒤 “앞을 보지 못한다는 게 정말 무섭고 힘든 일이라는 걸 알게 됐다”며 밝게 웃었다.

 

김군은 “하지만 내년에는 부모와 놀이동산도 가고 맛있는 것도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역아동센터,  맞벌이가정 초청 어린이날 행사

 

재활용품으로 꽃병 만들고 공연보며 ‘행복한 시간’

 

이날 부평공원에서 열린 ‘어깨동무내동무 어린이날’행사장에선 도토리·십정동·어깨동무·참나무아동센터의 어린이 40여명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들은 부모가 남동공단이나 부평공단 등지에 입주한 공장에서 맞벌이를 하는 탓에 어린이날에도 집에서 쓸쓸하게 보내야 하는 처지였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구김살 없이 마음껏 뛰어 놀았다.

 

이들의 천진난만한 얼굴에선 어두운 그림자를 찾아 볼 수 없었다.

 

어린이들은 음료수병과 냅킨 등을 이용해 꽃병을 만들거나 우유팩으로 선물상자를 만드는 등 재활용물품으로 아기자기한 소품만들기체험에도 열중했다.

 

김안나양(13·여), 김현지양(13·여), 배한솔양(13·여) 등 3명은 얼굴에 똑같은 고양이 수염을 그려 넣고“오늘 직접 우유곽으로 만든 선물상자에 엄마 아빠께 드릴 어버이날 선물을 담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다혜양(8·여)은 “‘어깨동무내동무 어린이날’행사장 한켠에서 조그만 꽃들이나 벌레들도 구경할 수 있었는데, 조그만 꽃이나 벌레도 예쁜 이름이 있고 소중한 생명이라는 걸 배웠다”며 “다음에는 엄마와 아빠와 함께 예쁜 꽃이랑 나무들을 보러 가고 싶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km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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