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고향의 강’ 생태계 파괴 우려

환경단체 “4대강 사업처럼 토목사업 대거 포함”

4대강 사업의 후속으로 경기도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지류·지천을 정비하는 ‘고향의 강’ 사업을 본격 추진하면서 사업계획상에 제방건설, 인도교 설치 등 토목사업이 대거 포함되면서 하천 생태계 훼손 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2일 도에 따르면 정부는 2015년까지 4대강과 연결된 지류 생태계를 살리기 위한 ‘지류살리기 종합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계획상에는 하천 주변을 복합적으로 정비해 휴식·문화공간을 조성하고 건천화, 수해를 방지하기 위한 ‘고향의 강’ 사업이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도는 수원 원천리천과 시흥시 보통천, 구리시 왕숙천 등 도내 25개 하천 109.2㎞에 총 4천365억여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각 지역의 특징을 살린 ‘고향의 강’ 사업을 대규모로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도는 지난해 5월부터 용인 경안천을 시범사업 구간으로 설계용역을 진행 중이다.

 

또 올해에는 안성 안성천, 광주 직리천, 이천 청미천, 안산 안산천, 연천 차탄천, 고양 공릉천, 동두천 신천, 양주 회암천, 가평 조종천, 남양주 왕숙천 등 10개 하천 54.5㎞에 대한 실시설계 용역을 이달 중 착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도는 지난 2월 1차 추가경정을 통해 설계용역비 80억원을 확보했다.

 

하지만 사업계획상에 자전거 도로와 인도교 등 토목 공사가 다수 포함된데다 친수구역 등에도 벤치나 운동시설 등이 들어설 경우 환경이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경안천의 경우 용역 계획상에 용인시 모현면 초부리~갈당리 일대에 제방을 쌓고 교량 1곳과 자전거도로 6.4㎞를 놓는 등 토목공사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동두천시 상봉암동 일원에 있는 신천의 경우 3.6㎞ 지역에 인도교 5곳이 조성된다.

 

또 안산천 고향의 강 사업의 경우 2.5㎞ 구간에 인도교 14곳과 저수호안 1.3㎞, 친수공간 1만8천200㎡이 조성된다.

 

안명균 안양·군포·의왕 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고향의 강이란 이름대로 옛 모습을 회복하려면 하천생태 복원이 주 사업을 이뤄야 하는데 자전거도로 등 토목사업이 주를 이뤄 ‘제2의 4대강 사업’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도 건설본부 관계자는 “친수공간에 공원시설이나 벤치 등을 최대한 배제하고 수생식물 식재 등 생태계 복원 비중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박성훈기자 pshoon@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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