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터민 청소년 교육안전망 시급”

논현지구 새터민 집단 거주 학교·일상생활 적응 어려움 학습·돌봄서비스 강화해야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과 고잔동 등 논현지구에 새터민들이 집단 거주하고 있는 가운데, 새터민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8일 인천새터민지원센터와 새터민지역아동센터 등에 따르면 현재 새터민들은 남동구 논현동에 582명, 고잔동에 433명, 기타 지역에 688명 등 모두 1천703명이 논현지구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인천새터민지원센터가 논현지구 새터민 초·중·고교생 8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학교생활 및 일상생활 적응력이 남한 청소년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터민 청소년들은 남한 입국 당시 가족과 헤어진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57.4%, 가족의 죽음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13.2% 등으로 심각한 심리적 외상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방학이나 학기 중 세끼 식사를 모두 하는 비율은 44.1%에 그쳤고, 반찬이 없어 끼니를 거른다는 응답도 13.5%였다.

 

특히 새터민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자신이 북한 출신이라는 것을 친구는 물론 교사들에게도 알리는 것을 매우 꺼리고 있었다.

 

북한 출신이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따돌림을 받는 일이 많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5학년인 A군은 “북한에서 왔다는 걸 친구들한테 들키면 같이 놀아주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학업능력 저하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북한에서 제대로 교육받지 못해 기초학력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은데다, 언어 이해력도 부족, 교과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일도 빈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논현지구에 이들을 위한 보육, 방과후프로그램, 도서관, 공부방 등의 학습·돌봄서비스를 강화하고 학교 안에서 적응하고 성장할 수 있는 교육안전망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갈수록 비등해지고 있다.

 

주향선 인천학교사회복지사협회 지역네트워크사업팀장은 “새터민 청소년들은 학업이나 진로문제 이외에도 또래 친구들과 사귀는 것을 매우 힘들어 하고 있다”며 “학교 안에서부터 남한 청소년들과 함께 어울려 공부하고 성장할 수 있는 발판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kmk@ekgib.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