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매탄동 ‘중학교 배정’ 한 동네 두 목소리

“우리 단지 학생에 ○○학교 우선배정” 요구에… 이웃 2천명 “집단이기주의” 맞불

수원시 매탄동 한 대형 아파트단지 입주민들이 단지와 인접한 초교생들을 특정 중학교에 우선 배정해 줄 것을 교육청에 요구하자 길 건너편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서는 등 중학교 배정을 둘러싸고 같은 동네 아파트 간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이들 아파트 단지 입주민들은 대책위원회까지 결성, 잇따라 수원교육지원청에 진정서를 제출하는가 하면 입주민 집회까지 벌이기로 했다.

 

26일 수원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영통구 매탄동 3천400여가구의 위브하늘채 입주민들은 이달 초 ‘진학대책위원회’를 구성, 매탄초교생을 매탄중학교에 우선 배정해줄 것을 요구하는 서명과 진정서를 지난 12일 제출했다.

 

이들은 진정서를 통해 “아파트 내에 매탄초와 매탄중이 함께 위치하고 있어 2011년도 매탄초 졸업생 168명이 매탄중에 입학하기 위해 1지망 지원했지만 113명만이 배정되면서 55명의 학생들이 원거리 등하교로 고통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이들은 “매탄초 학생들이 매탄중으로 배정받아 편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27일부터 다음 달 20일까지 집회신고를 하고 수원교육지원청 앞에서 시위까지 벌일 예정이다.

 

그러나 이들의 진정서 제출 사실이 전해지자 길 건너편 임광아파트 입주민 및 주택가 주민들도 ‘효원초등학교 학군대책위원회’를 결성, 지난 25일 2천여명의 서명과 함께 상반된 내용의 진정서를 수원교육지원청에 제출했다.

 

이들은 “위브하늘채 입주민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상대적으로 효원초 아이들에게 피해가 전가될 수 있다”면서 “매탄중에 가고 싶은 초등학생들은 하늘채 아파트에 거주하면 된다는 집단 이기주의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 “현재 매탄중학교가 위치한 곳은 위브하늘채 한 쪽 모퉁이로 위브하늘채에 거주한다 하더라도 임광아파트(매탄중까지 200m), 우남퍼스트빌아파트(300m), 주공그린빌아파트(300m) 거주 학생들보다 더 떨어져 살고 있음에도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면서 “명분 없는 근거리 배정 요구는 절대 받아들여져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중학교 배정 문제를 놓고 이웃 아파트단지 간 첨예한 갈등을 벌이면서 수원지역교육청만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수원교육청은 올해 매탄초를 졸업한 위브하늘채 거주 학생 중 실제로 2km 이상의 거리인 타 학교로 간 학생은 159명 중 27명에 불과하며 현행 학교군 및 중학구 고시에 따른 추첨방식을 당장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수원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앞으로 초등학교를 기준으로 근거리 중학교 배정원칙을 도입한 중장기 수용계획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수철기자 scp@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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