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중 반 바꿔… 학생들 혼란 “시험 일주일밖에 안남았는데 걱정”
성남지역 한 사립고등학교가 수년간 불법으로 우·열반을 설치, 운영해오다 경기도교육청에 적발, 물의를 빚고 있다.
더욱이 도교육청의 시정명령으로 학교 측이 학기가 시작된 지 50여일이 넘은 지난주 학급편성을 다시 하면서 학생 및 학부모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25일 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1977년 당시 교육부의 ‘고교 우·열반 폐지’ 긴급지시에 따라 일선 고등학교의 우·열반 설치를 불법행위로 규정,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성남지역 사립고교인 A고등학교가 최근 수년간 우·열반을 설치, 운영해오다 적발됐다.
A고교는 30학급 350여명의 학생 가운데 학년별로 각 1개 반씩 우수반을 설치, 성적이 우수한 학생 35명씩을 배치해 특별 수업을 벌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도교육청은 민원인 제보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인지, 지난 13일께 학교 현장방문을 통해 불법 우·열반 운영사실을 확인했으며 학교 측에 오는 30일까지 학급을 재편성토록 경고조치 했다.
이에 A고교는 도교육청 지시에 따라 지난 22일께 전체 학년의 학급 구성원을 다시 편성, 현재 수업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지난 3월 개학 당시 학급편성을 해 수업을 받아오던 학생들이 50여일만에 다시 학급이 재편성되면서 일대 혼란을 겪고 있다.
지난 23일 도교육청 자유게시판에 ‘장진’이라는 아이디의 학생은 “새 학기에 힘들게 친해져서 연대감이 많이 형성된 친구들과 헤어지기 싫다”며 “이번 일로 학생들이 어른들에게 상처를 받게 됐다”고 불평했다.
특히 ‘이혜인’이라는 아이디의 학생은 “애초부터 우반을 만들지 말지 중간고사를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갑자기 반을 바꾸면 아이들은 적응할 수 없다. 다시 생각해달라”고 주장했다.
‘박수빈’이라는 학생 역시 “우반이 있다는 이유로 다른 학생들까지 피해를 보는 것은 옳지 않다”며 “시험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반이 바뀌는 것이 큰 상처가 됐다”고 게시했다.
이에 대해 A고 관계자는 “고교 평준화 이후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열악한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우·열반을 운영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교육청의 방침대로 지난주 학급편성을 다시해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철기자 scp@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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