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방송 한달만에 '짝' MC 하차

MC의 역할 개입이 모호...20일 방송분부터 하차키로

가수 싸이가 SBS 리얼다큐멘터리 ‘짝’ MC에서 하차키로 했다.

 
‘짝’의 연출을 맡은 남규홍 PD는 20일 오후 CBS 노컷뉴스에 “싸이 씨가 MC 자리에서 하차하기로 20일 결정됐다. 오늘(20일) 방송분부터 싸이 씨의 모습이 등장하지 않게 된다”고 밝혔다.

 

올해 초 ‘SBS 스페셜 짝-애정촌’이란 제목으로 방송된 ‘짝’은 큰 화제를 모으면서 지난 3월 23일 정규편성됐다. 서바이벌 리얼다큐멘터리 형식의 이 프로그램은 남자 출연자 7명과 여자 출연자 5명이 ‘애정촌’에 모여 일주일간 합숙하면서 자신의 짝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는다.

 

특히 이 프로그램에서 싸이는 MC를 맡아, 작가 시점에서 이들의 과정 변화를 설명하고 함께 관찰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방송 후 싸이의 역할이 지나치게 미미해 존재감과 정체성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이 일었다.

 

결국 싸이는 방송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프로그램에서 최종 하차하게 됐다.

 

민규홍 PD는 “12명의 출연자들이 일주일 동안 합숙을 하면서 리얼한 감정의 변화를 담는 상황에서 싸이 씨의 역할이 크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나친 개입이 오히려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할 수 있어 MC의 역할 부분에 대해 고민을 계속했다”고 말했다.

 

이어 민 PD는 “시간을 두고 MC 입장에서 그 속에 녹아들면서 방향성을 잡아가려고 했지만 오히려 출연자들의 진정성 부분에 더욱 포커스를 맞추다보니 차라리 MC가 없는 게 낫지 않은가 하는 의견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싸이 씨와 제작진은 오늘(20일) 회의를 거듭한 끝에 양측 모두 하차하는데 최종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싸이는 제작진을 통해 “‘짝’은 남녀가 가상공간에서 장기간 합숙을 통해 짝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는 프로그램인데 MC가 이들의 진정한 ‘짝찾기’를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을 놓고 제작진과 MC는 늘 고민을 해왔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의 합숙기간을 함께 지켜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제작진의 의견도 있었지만 짝 찾기를 위해 감정 몰입중인 출연자들 사이에서 제가 낀다는 것이 어쩌면 그들의 몰입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조심스러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또한 싸이는 “저의 본업이 전문 방송인이 아니다보니 전국투어와 앨범 작업 등으로 합숙 스케줄을 함께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어 제작진과 하차하는 것에 의견 일치를 보게됐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싸이는 “최선 혹은 최대치를 시청자분들께 보여드리지 못 하느니 여력과 여건이 될 때 프로그램을 하차하는 게 ‘짝’을 찾기 위해 애정촌을 찾는 출연자들과 시청자, 그리고 제작진과 저 모두를 위한 일이 아닐까 판단되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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