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식량수급 불안 위기가 고조됨에 따라 세계 각국은 농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다각적인 정책을 강구하고 있다. 식량위기를 극복할 새로운 미래 농업모델이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효과적인 대책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식물공장이다. 식물공장은 아직까지 채소류 중심으로 국한되어 있지만, 빛이나 온습도, 양액, CO2 등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재배환경을 조성해 생산하므로, 언제든지 원하는 양을, 균일한 품질로 공산품처럼 생산해서 안정된 가격에 판매하기 때문에 그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식물공장 산업화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일본이다. 경제위기 극복과 지역경제 활성화 일환으로 식물공장을 미래 유망산업으로 선정한 일본은 2012년까지 식물공장을 150개 이상으로 늘리고, 운영비 30% 절감을 목표로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몇몇 지자체와 민간 중소기업에서 식물공장을 가동하여 채소를 판매하고 있으며, 일부 대기업과 대형 유통업체 등에서도 진출을 검토하는 등 식물공장에 대한 관심이 높다. 농촌진흥청은 1990년대 식물공장에 대한 연구를 시작해 2001~2004년까지 수평형 식물공장의 기본 시스템을 확립하고 정식로봇 등 요소기술을 개발했고, 지난해 남극 세종기지에 컨테이너형 식물공장이 설치돼 대원들에게 푸른 채소가 공급되고 있다. 금년부터는 지경부 주관으로 여러 부처 공동기획연구사업에 첨단 식물공장 사업을 포함시켜 추진할 계획이어서 식물공장 기술발전에 고무적이다.
식물공장은 양상추의 경우, 노지에서 연간 2~3회 생산하는데 비해 10회 정도 생산돼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또한 물과 이산화탄소, 양액 등 자원 순환형 생산방식으로 작물생산과정에서 폐기물의 발생을 낮춰 환경오염도 크게 줄인다. 도심의 빌딩이나 창고 등 유휴공간을 활용하여 채소, 화훼를 생산 공급하므로 신선도 유지와 푸드 마일리지 감소 효과 등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
그러나 식물공장의 높은 초기 투자비와 운영비 극복이 식물공장 보급 확대의 최대 관건이다. 따라서 식물공장의 시설비와 운영비 절감, 생산성 향상, 생산물의 고부가가치화와 새로운 시장창출을 통해 해결이 가능하다. 해결 방안으로는 기술개발 투자 강화, 기반환경 조성 및 관련 지원정책, 국민의 인식전환 등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식물공장의 경제성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기능을 강화하고 식물공장에 적합한 다양한 품목과 품종 개발, 생육예측 프로그램 개발, 고기능성 및 바이오 의약품 소재가 되는 고부가가치 식물 개발 등을 통해 경제성을 높여나가야 한다. 둘째, 식물공장은 IT·BT·NT·RT 등의 최첨단 기술이 접목된 융복합형 사업으로서 차후 미래농업기술과 수출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중장기 지원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식물공장 기반이 되는 사업 환경의 정비가 필요하다. 식물공장의 정의 및 범위 규정, 식물공장 운영에 필요한 경영과 기술을 갖춘 인재의 육성, 건축법 개정 등 관련 법률·제도가 정비돼야 한다.
식물공장 기술은 미래 농업을 이끌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이니만큼 식물공장을 통해 한국 농업의 미래모델을 제시하고 농업생산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끊임없는 관심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는 식물공장 관련 기술 개발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장기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최규홍 국립농업과학원 생산자동화기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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