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비’가 내린 7일 경기지역 126개 유치원과 초·중학교가 휴교한 것을 비롯해 시민들이 가능한 한 외출을 자제하면서 도심과 농촌 들녘 등은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 도내 126곳 유치원 및 초·중 휴교
이날 도교육청에 따르면 유치원 84곳, 초등학교 41곳, 중학교 1곳 등 126개 유치원과 학교가 학교장 및 원장의 재량으로 휴업 및 휴원했다.
또 유치원 6곳, 초등학교 20곳, 중학교 17곳 등 43곳은 단축수업을 실시했다.
휴업을 한 유치원은 전체의 4.2%, 초등학교는 3.5%이며, 단축 수업을 한 유치원 및 초등학교를 포함할 경우 이날 휴업·단축수업을 한 유치원은 전체의 4.5%, 초등학교는 5.3%이다.
지역별로 보면 휴원을 한 유치원은 안성이 35곳으로 가장 많고, 광명이 24곳, 성남·안양과천 각 2곳 등이었으며 휴교 초등학교는 안성 21개교, 성남 5개교, 파주 3개교 등이었다.
이날 여주군 송천초등학교를 비롯해 평택 용이·안산 경수·화성 배양 초등학교 등이 휴교했고 고양 일산·연천 온골·평택 성바울로유치원 등이 각각 휴원했다.
한편, 이날 휴교를 하지 않은 도심지 일부 초등학교 주변에는 비 맞을 것을 우려해 등굣길 자녀를 태워 온 차량으로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 방사능 오염 우려 행인 및 학생 중무장
이날 ‘방사능 비’를 우려한 시민 및 학생들은 우비에다 우산까지 받쳐쓰는 가 하면 일부는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비를 피해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등 비를 피하기 위해 조심에 조심을 거듭했다.
이날 오전 출근길 수원역에서 만난 회사원 김미영씨(28·여)는 우비를 입은 채 우산을 쓰고 매탄동 회사로 향했다.
김씨는 “방사성 물질이 닿은 옷은 다시 입지 못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가능한 한 외출을 안 하려고 했지만 회사를 빠질 수 없어 어제 퇴근길에 우의를 샀다”고 말했다.
도내 126개 유치원, 초·중교 휴교
자가용 등교 급증 학교앞 북새통
시민들은 외출 자제… 거리 한산
이와 함께 수원시 매탄동 A고교 앞 학생 서민호군(17)은 “학교가 휴교를 하지 않아 어머니가 챙겨 준 마스크를 쓰고 학교로 향하고 있다”면서 “좀 답답하긴 하지만 방사능에 오염되는 것보단 낫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장안구의 한 초등학교에는 부모가 우산과 모자, 마스크, 장화로 ‘중무장’한 자녀를 팔로 감싸 안고 건물 안까지 바래다주는 모습도 목격됐다.
아울러 수원시 인계동 B사 구내식당에는 평소보다 1.5배 많은 사원이 점심식사를 했고 식당에서 만난 김옥기씨(38)는 “보통 인근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지만 오늘은 방사능 비 탓에 구내식당에서 해결하기로 했다”면서 “다들 생각이 비슷한지 구내식당이 모처럼만에 붐볐다”고 말했다.
■ 도시 번화가 및 농촌 들녘 한산
이날 도내 농·산촌과 도시 곳곳은 시민들이 들녘에 나가는 것을 꺼리는 등 외출을 자제해 비교적 한산했다.
성남시 분당 수내동에 사는 주부 이모씨(40)는 “매일 아이들을 등교시킨 후 탄천을 따라 산책을 했지만 오늘 방사능 비가 내리는 탓에 외출하지 않았다”며 “오늘 장을 봐야 하지만 내일 비가 그치면 다녀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시민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이날 오전 수원 인계동, 수원역 앞, 안양 평촌 등 도심지 길거리에는 시민들의 모습이 평소보다 눈에 띄지 않았다.
가까운 거리인데도 비를 피하려고 차를 몰고 나온 운전자들이 많은 탓인지 도로에는 평소보다 차량 통행량이 많아 보였다.
이와 함께 화성, 용인, 안성 등 농촌지역의 들녘에도 시민들의 모습을 좀처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화성시 남양동 강모씨(64)는 “비도 오는 김에 밭에 나가 일을 하려 했지만 자식들이 어제부터 오늘은 비를 맞지 말라고 하도 신신당부하는 탓에 집에 있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수철기자 scp@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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