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말 주민들 “굴포천 물길 변화로 수질 악화·농경지 침수 우려”
정부의 경인아라뱃길 공사가 연내 완공을 목표로 계속되고 잇는 가운데, 제5공구 구간인 굴포천 끝자락에 위치한 벌말(계양구 평동·상야·하야동, 김포시 고촌면 전호2리 일대) 주민들이 경인아라뱃길 공사로 인해 수질 악화와 악취, 바닷물 유입 등으로 인한 영농활동 지장 등을 호소하고 있다.
6일 계양구와 한국수자원공사(수자공) 등에 따르면 경인아라뱃길 공사 제5공구인 벌말 인근에서 상야교(길이 330m) 개설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벌말이라는 지명은 ‘들판에 형성된 마을’에서 유래됐으며, 굴포천 하류지역에 위치한 이 일대는 김포평야에 속해 지금도 350여가구가 농사를 짓고 있다.
그러나, 경인아라뱃길 공사가 진행되면서 이곳을 가로지르는 굴포천이 아라뱃길을 지하로 통과, 한강으로 이어지면서 이 일대 주민들은 공사로 인한 물길 변화 등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
특히 너비 50m로 벌말을 흐르던 굴포천이 아라뱃길에 이르러 지하로 흐르기 위해 너비 5m 잠관으로 몰리면서 유속이 급속히 저하돼 수질이 악화, 평상시에도 심한 악취와 함께 생활쓰레기가 쌓이고 있다. 홍수에 대비해 아라뱃길 물이 굴포천으로 흘러들게 설계되면서 바닷물이 유입될 가능성도 높아 굴포천을 농수로도 사용하는 주민들은 농경지 침수피해까지 주장하고 있다.
주민들은 또한 공사가 수년째 계속되면서 농번기를 앞두고 대형 공사차량들이 통과하면서 농로가 훼손돼 농기계 운행에 차질을 빚는데다 먼지들이 농경지를 덮으면서 농사 준비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병주 평동·전호2리 주민 대표는 “굴포천에 악취와 생활쓰레기가 넘치고 있다”며“예전부터 이곳 쌀은 전국에서도 알아줬는데 이제는 공사 차량들로 인해 영농활동도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수자공 관계자는 “굴포천이 설계대로 공사가 진행된다면 용수량에 문제가 없고, 생활쓰레기는 현재는 공사 중이어서 어쩔 수 없는만큼 공사가 끝난 뒤 주기적으로 청소할 계획”이라며 “해수가 굴포천으로 유입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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