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엑스포 태풍에 무너져 7개월째 방치… 법정소송 휘말려 장기화 우려
“불법으로 지어진 조형물이라면서 1년이 다 지나도록 흉물로 방치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4일 오후 송도국제도시 중앙공원(센트럴파크)을 찾은 정모씨(45·인천시 연수구 연수동)는 공원 전역에 훼손된 채 흐트러져 있는 바이블엑스포 조형물들을 보면 짜증이 난다.
그는 “모처럼 날씨가 따뜻해 찾았는데 흉물스럽게 널부러진 조형물들을 보니 되레 기분만 상했다”며“조형물이 방치되고 있는 동안은 찾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난달말 중앙공원 건너편에 자리잡은 ‘센트럴파트 1’ 주상복합아파트에 입주한 이모씨(52)도 분통이 터지긴 마찬가지.
10억원이 넘는 아파트 분양가의 가장 큰 수혜가 센트럴파크 조망권이지만 공원 곳곳에 박혀 있는 각종 조형물들이 오히려 미관을 해치고 있기 때문이다.
공원에는 지난해 6월 ㈜B엔터테인먼트 측이 바이블엑스포를 개최하겠다며 불법으로 설치한 150개의 크고 작은 바이블 조형물들이 지난해 9월 몰아 닥친 태풍으로 심하게 부서진채 7개월째 방치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은 당시 ‘도시공원 기능 지장과 이용객 불편을 초래하지 않는 시설로 한정한다’는 등 관련 규정을 무시한 채 행사 허가를 내주고, 불법 조형물 건축행위까지 방치한 뒤 최근 강제 철거를 추진하다 법정소송에 휘말린 상태이다.
IFEZ는 그동안 강제 철거를 추진했지만 행사 주최 측이 법원에 제기한 강제철거 대집행 중지 가처분신청이 받아 들여져 철거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행사 주최 측과 입주 예정업체 등은 손실 150억~170억원을 주장하며 강제 철거에 반발하고 있어 자칫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이에 대해 IFEZ 관계자는“법원이 강제철거 대집행 중지 가처분신청을 받아 들여 현재 원안소송을 진행하고 있다”며“이들 조형물이 불법 건축물인만큼 소송이 끝나는 4~5월 철거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제홍기자 jhyou@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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