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기업 세계를 사로잡다] (주)쎄크

산업용 엑스레이·전자현미경 생산 ‘20년 한 우물’ 독보적 기술로 세계시장 누빈다

자동차 급발진 사고, 베터리 폭발사고 등 제품 결함으로 발생하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 사고는 제품에 불량 인자가 숨어있다가 사용 중 불거져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이유로 휴대폰, 컴퓨터, 가전제품 등 전자기기 속 반도체, 각종 회로기판, 베터리, 자동차 주요 부품 등에 숨어있는 결함을 제품의 을 절단하거나 분해하지 않고 검사가 가능한 장비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또 앞으로 정밀한 제품을 원하는 시장 트렌드가 계속되고 신뢰가 높은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이같은 필요성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추세의 중심에는 산업용 X-ray 등 검사장비 분야 8년째 국내 최정상을 놓치지 않는 ㈜쎄크가 우뚝 서 있다.

 

■ 20년 제조·검사장비 ‘한 우물’…X-ray·전자현미경 독보적 위치

 

쎄크는 1991년 3월 22일 설립돼 올해로 만 20년째를 맞는다. 설립 초기 쎄크는 20대의 젊은 엔지니어 5명이 시작한 소규모 제조사였다. 이들 엔니지어의 도전이 시작될 당시는 자동화와 중국 개방에 따른 해외진출이 시작되던 시기였던 만큼 당시 쎄크는 생산 자동화에 따른 반도체 제조장비 개발로 사업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정밀·가공·조립·검사장비 분야의 고객 맞춤형 장비를 개발했다. 그러다 2000년 이후부터 자체 제품을 개발 판매하는 형식의 시스템에서 구조조정을 시도, 현재 전체 생산의 90%가 표준제품을 개발·판매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이 결과 과거에는 특정업체의 주문제작형이라 고객 수가 많지 않았는데 지금은 고객 수가 많아지게 됐다. 더욱이 첨단산업 발달에 따른 산업용 X-ray와 전자현미경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이들 제품 개발에 치중, 독일·일본 등 해외에서 수입해온 제품을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현재 디스플레이 구동소자 패키징 장비와 산업용 X-ray 검사장비 등을 주로 생산하는 이 업체는 전자빔 응용기술의 국산화에 앞장서면서 국내외 블루오션 공략에 성공했다. 특히 ‘광케이블 커넥터용 플랜지 제조방법 및 제조 장치’ 등 27개의 특허를 획득했다.

 

지금은 연매출 186억원에 부설연구소와 해외지사를 갖추고 직원수만 100명에 달하는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자동화기구 설계분야 노하우와 고도의 숙련된 설계 및 기술 엔지니어를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 유일의 X-ray 발생장치를 개발 제조하고 있다. 또한 국내 최초 탁상형 주사 전자현미경을 세계에서 두번째로 개발했다. 또한 지난 2003년부터 국내 SMT시장 기준 8년 연속 X-ray 검사장비 시장 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세크의 효자상품은 X-eye SF 시리즈이다. 자동 위치 보정기능으로 정밀불량에 대한 분석이 가능하다.

 

■ 저가·고성능 장비로 국내·외 시장 승부

 

쎄크에는 현재 mini-SEM, X-ray 검사기, 플립칩 본더, 탭 포팅시스템 등 다양한 제품라인이 설치돼 있다.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대표 제품인 X-ray 검사기는 전자기기 등을 검사실에 두면 실시간으로 내부 영상을 보여준다. 특정부위에 대한 배율 조정 등이 가능하다보니 반도체나 CPU 등을 배율조정을 통해 자세하게 들여다 볼 수 있다. 문제가 있는 부분만 분해해서 고칠 수 있도록 돕는 장치로 기업의 연구개발센터나 제조시설 등에서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전자현미경 Mini-Sem은 이미지 확대 배율이 최대 1만5천배에 달해 금속, 반도체, 화학, 의학 연구용으로 성능을 발휘한다. 기존 고배율 전자현미경의 단점을 극복하면서도 고가의 외산 전자현미경에 비해 가격이 절반 수준에 불과하고 덩치도 작아 이동하기에 편리하다. 여기에 EDS(성분분석센서)를 추가로 장착하면 철,니켈 등 시료의 구성성분까지 알아낼 수 있어 나노소재 개발제조업체나 연구소 등에서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거나 분석하는데 유용하게 쓰인다. 제조공정에서 실시간 구조를 관찰할 필요가 있는 기업체에 적합하다. ㈜쎄크는 Mini-Sem 개발로 신기술(NET)인증을 받았다. 이들 제품은 예전에는 수입했지만 지금은 유럽 등지로 수출되고 있다.

 

■ 매출 15% R&D 투자가 성장비결

 

쎄크의 성장 비결은 제품에 대한 개발 투자를 아끼지 않는 점이다. 현재까지 쎄크는 사옥이 없다. 눈에 보이는 건물이나 사무실 등에 대한 투자 대신 제품 경쟁력이 향상되는데 필요한 연구개발에 더 역량을 집중했기 때문이다.

 

고성능·저가 장비로 기업경쟁력 탄탄

 

국내 SMT 시장 8년 연속 점유율 1위

 

‘아낌없는 R&D 투자’로 성장 이끌어

 

“5년내 해외수출 75% 달성 세계와 경쟁”

 

이런 이유로 쎄크는 매년 매출대비 15% 이상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전체 직원 95명 중 절반이 연구개발 관련 직종이다. 이로 인해 지난 20년간 기업생명이 유지될 수 있었고 향후 더 성장할 여지가 있는 것이다. 또 쎄크는 기능경기대회 선수를 골라 사원으로 채용하고 있다. 기능대회 선수로 선발되려면 훈련 과정에서 기술을 익히기 위한 피나는 노력이 필요한 만큼 이미 기술과 성실함이 입증됐다는 이유에서다.

 

김종현 대표도 강원도기능대회 금메달 출신으로 삼성전자에 취업한 이력이 있어 기능대회 선수에 대한 애착도 남다르다. 김 대표는 직원들 개개인의 수준에 걸맞는 일을 주고 계속 지도해서 키워나가면 회사도 같이 커간다며 그런 사람들이 개발하기 때문에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고 말한다.

 

■ ‘정도를 지켜 최고가 된다’

 

김 대표의 ‘정도경영’ 철학도 주목할 부분이다. 쎄크의 회사 경영지표는 ‘최고를 추구하고 정도와 신의를 지킨다’는 것이다. 회사 내 직원에 대한 평가와 보상관계에 있어 학력·나이·과거를 무시하고 능력 위주로 선별하는 것이다. 누구나 최선을 다하고 능력 있으면 합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직원들 각자가 정도를 지킬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오다보니 지금의 쎄크가 있게 됐다.

 

위기관리 노하우도 쎄크의 안정적 성장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쎄크는 사업 초기 1억원의 빚보증이 잘못돼 회사가 문을 닫을 뻔하는 등 홍역을 치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초기의 시행착오는 자체 위기관리 노하우를 쌓는 전환점을 제공했다. 기업의 부채를 최소화하고 부득이할 경우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의 정책자금을 활용하는 것이다. 역량을 초과하는 무리한 투자를 지양하고 회사 규모와 사업내용에 따라 재무관리를 하다보니 적정 이상의 부채는 없었다.

 

이 때문에 90년대 말 IMF 당시 부채가 많은 회사의 줄도산이 이어지던 상황에서도 어려움을 겪지 않았으며 오히려 수출을 통해 성장의 계기로 삼기도 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큰 무리없이 보낸 것도 부채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안정적인 경영 노하우 탓이다.

 

■ 5년내 해외매출 75%로 늘린다

 

지난 20년간 산업계 변화 속에서 성장을 거듭해 온 쎄크는 현재 해외시장 외연 확장 등 다양한 목표를 세우고 있다. 쎄크는 현재 중국 상해에 해외 지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전세계 아시아와 구미지역 총 24개국에 해외 지사와 해외 대리점을 확보하고 있다. 쎄크는 향후 전세계에 확보한 영업 및 서비스망을 바탕으로 5년 안에 전체 매출 대비 수출율 75%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매출목표를 250억원으로 정하고 향후 국내시장 뿐 아니라 해외시장에 많은 투자를 해서 비중을 키우는 한편 경쟁력있는 제품을 개발,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쎄크는 2D 평면 X-ray구현 방식에서 진일보한 3D 투시가 가능한 고속CT자동검사기를 올해 안에 출시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해외시장에 눈을 돌릴 때인 만큼 현재 확보된 유통망 조직을 활용해 판매를 활성화하고 중국 지사의 역할 확대, 경쟁력있는 제품 개발 등을 통해 판매를 촉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성훈기자 pshoon@ekgib.com  사진=전형민 기자 hmjeon@ekgib.com

 

<인터뷰>   김종현 대표

“기능인이 대우받는 회사 자부”

 

“전문기술자들이 우대받는 시대가 반드시 올 것입니다.”

 

‘전문 기능인 출신 기업가’인 ㈜쎄크 김종현 대표(48)는 “직업훈련을 통해 취업을 통해 자기분야 전문가가 되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라며 “우리나라는 학력 사회가 아니라 능력 사회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위해 그는 “중고생 때부터 수학능력에 따라 진학과 취업을 선택해 적성과 능력에 맞는 진로를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도 강조했다.

 

전문계고 출신인 김 대표는 고등학교 3학년 재학 중 강원지방기능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 실력을 인정받아 삼성전자에 취업, 자동화 기계설계 파트에서 10년간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다.

 

1983년에는 재직 중에도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기능올림픽에 참가, 기계제도 부문 금메달을 딴 실력파다. 이에 따라 김 대표는 지난 2009년 6월 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선정하는 ‘이달의 기능 한국인’에 선정된 바 있다. 그 이후로 김 대표는 중학교와 전문계고 등으로부터 초청을 받아 취업진로 강의를 하고 있다.

 

그는 매번 강의마다 굳이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도 적성을 살리면 기능인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김 대표는 “대학을 졸업한 사람의 정상적인 취업율은 30%밖에 되지 않는다”며 “취업은 하지만 자신의 전공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거나 미취업이 대다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대학졸업자들이 전체의 30%로 학력과 능력이 일치됐지만 지금은 80% 이상이 진학을 선택해 차이가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대표는 “우리 회사에서는 능력에 따른 차등평가를 위해 임금을 상-중-하 3등급으로 나눠 지급하고 있다”며 “종합적 능력과 직분, 회사 기여도에 따라 인센티브와 급여가 결정되고, 재평가 등을 통해 보상을 하기 때문에 조직 내부에 의욕을 갖고 열심히 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내 중소기업에 대해서도 “자기기술을 바탕으로 독립하려는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며 “제품에 대한 다각화, 다변화를 통해 대기업과의 상하구도에서 벗어나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성훈기자 pshoon@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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