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수입업체, “부품값 2배 껑충… 앞으로가 더 걱정”

[현장속으로] 일본 원자재 수입업체 피해 ‘눈덩이’

“피해 규모를 예측할 수 없어 앞으로가 더 걱정입니다.”

 

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열흘이 지나면서 도내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수출 업체들뿐 아니라 일본으로부터 원자재를 수입해 가공 수출하는 도내 중소기업에는 이미 거래처로부터 원자재 가격이 2배 이상 오를 것이라는 통보를 받는 등 ‘엎친 데 덮친 격’의 소식을 접하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일본에서 메모리 카드 등 전자부품을 수입하고 있는 광주의 A 업체 사업장. 이날 이 업체 직원 40여명은 대지진 이전 활기찼던 분위기는 온데간데 없이 다소 맥빠진 모습으로 전자제품을 조립, 생산하고 있었다.

 

A사는 메모리 카드를 일본 반도체 업체 도시바로부터 수입하는데 도시바 수입업체로부터 지난주 메모리 카드 가격이 2배 이상 오를 것이라며 ‘재고 물량을 확보할 것’을 통보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A사는 일본산 메모리 카드를 개당 1만원선에 구입했으나 앞으로는 2만원 이상 지급해야 구매가 가능해졌다.

 

일본산 메모리 카드는 이 업체 제품의 핵심 부품으로 그동안 대만산 등보다 품질이 좋은 일본산 제품을 사용해 왔다. 그러나 일본 대지진으로 일본 반도체 업체들이 2개월간 생산을 중단한다고 발표하자 수입가격이 2배 이상 올랐다.

 

이에 앞으로 사태 장기화 여부에 따라 원자재 가격은 더 올라갈 수도 있고 재고 물량을 더 확보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는 점 때문에 불안해 하고 있다.

 

A사의 자재 창고에는 일본산 메모리 카드 등 부품박스 수십 개가 보관 중이지만 이미 재고 물량이 상당수 빠진 듯 빈 박스가 여기저기 놓여 있었다. 현재 A사가 보유한 메모리 카드 재고 물량은 2~3개월 정도다. 재고 물량을 추가로 확보해 제품을 생산한다 해도 원가 상승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도 불가피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A사 영업본부 이사는 “일본 수입 원자재 가격이 벌써 급등하는 등 어떤 부분에서 손해가 발생할지 예측할 수 없다”며 “사태가 장기화하면 직접적인 피해가 늘어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A사처럼 일본에서 부품 소재나 장비를 들여오는 상당수 업체들은 현지 생산라인 중단과 도로 항만 등 기간시설 파괴로 원자재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이선호기자 lshgo@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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