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들, 주말·휴일 보충강의 편성… 학부모 “학원비·시간 줄지 않아”
신학기 들어 경기지역 학원·교습소의 운영시간이 밤 10시까지로 제한되면서 상당수 학원들이 주중에 하지 못한 보충강의를 주말 및 휴일에 편성, 학생들의 주말이 더 고달파지고 있다.
특히 고등학생들의 경우 야간자율학습으로 인해 평일 학원수업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주말 학원수업이 가중, 학생들의 체력저하와 사교육 방지를 위한 심야학습 제한 제도의 도입 취지를 무색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용인시 수지구에 거주하는 C양(17·고2)의 경우 주말이 오는 것이 겁이 날 정도다.
지난해 밤 10시부터 2시간씩 매주 4차례 받던 수학과 영어 보충 학원수업이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로 변경돼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교습비용이 강의시간에 따라 차이가 나기 때문에 보강하지 않으면 학원비를 내려야 하는 학원측은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말한다.
이에 C양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말과 휴일에는 봉사활동을 하거나 문화행사에 참여하며 개인 시간을 가졌다”면서 “교습시간 제한으로 오히려 교과 이외의 활동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성남시 분당구의 J군(17·고2)도 상황은 마찬가지. 기존 평일 학원수업이 아예 주말로 바뀌면서 매주 토요일, 일요일마다 하루 4시간에서 많게는 6시간씩 학원에 있어야 한다.
J군의 학부모 K씨(43·여)는 “지난해에도 주말 강의가 있기는 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덕분에 일요일마다 가졌던 농구, 축구 등 스포츠 활동을 못하고 있다”며 “평일 밤에 종전보다 일찍 끝나는 것일 뿐 아이들이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과 학원비는 결코 줄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상당수의 학원이 심야교습제한에 발 빠르게 대처하면서 주말강의가 늘어나고 있다.
안양시 H영어학원은 올 들어 일요일 반을 개설, 오전 8시부터 3시간 30분 동안 진행한다. 주 2회 걸쳐 진행되는 강의를 한차례에 몰아넣어 시간은 길어졌지만 이미 수강인원이 꽉 찼다.
이 학원은 다음 달부터 토요일 반을 개설할 계획이다.
아울러 성남시 분당구 S수학학원도 100분씩 평일 주2회 갖던 강의를 수, 토, 일로 바꿨다. 인근 고등학교가 수요일마다 야간자율학습을 운영하지 않는 점에 맞춰 시간표를 조정한 것이다.
수요일은 밤 8시부터 2시간 강의를 진행하고 토요일은 오후 4시부터 6시, 토요일, 일요일은 보충강의 형식으로 2시간을 택해 듣는다.
특히 일요일의 경우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 강의 스케줄을 짜 놓고 선택할 수 있게 했다.
S학원 원장 A씨는 “밤 10시 이후 교습이 금지되면서 강의시간 조정을 하다 보니 주말·휴일 강의가 늘어난 것”이라며 “법을 어기는 것도 아닌데다 학부모들의 요청도 많아 대다수 학원이 주말반을 추가 개설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성보경기자 boccu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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