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사태 장기화땐 재고량 바닥… 업체들 생산 차질 현실로
일본 대지진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도내 일본 원자재 수입 중소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7일 도내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일본 대지진 여파로 수출업체 뿐만 아니라 원자재 수입업체들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일본에서 원자재를 수입해 가공한 뒤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들의 원자재 확보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산 부품 의존도가 높은 플라스틱 가공이나 기계부품 등 일부 중소업체는 재고량이 점차 바닥을 드러내 공장을 정상 가동하지 못하는가 하면 이달 말부터 감산하거나 공장가동을 중단하는 기업도 늘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해 경기지역 대 일본 수출입업체 현황을 보면 수입업체가 4천389개사로 수출업체(3천900개)보다 489개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으며 교역 규모도 수입이 170억1천900만달러로 수출 45억9천700만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이는 대 일본 수입업체들의 타격이 경기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품목별로는 반도체제조용 장비, 반도체, 플라스틱 제품, 광학기기, 평판디스플레이 등 수입이 많아 이들 수입 업종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평택의 자동차 부품업체 A사는 제품생산을 위해 알루미늄, 플라스틱 제품 등을 일본에서 들여오고 있지만, 이번 지진 사태로 수급이 불투명해 졌다.
A사는 재고 물량을 2~3주 정도 확보해 당장은 문제가 없으나 일본 현지 사정이 급변하는 만큼 원재료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그렇다고 단시일 내 거래처를 다변화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안산의 반도체 부품업체 B사는 일본에서 플라스틱 제품을 수입, 가공해 국내 기업에 납품하고 있으나 현지 바이어와 연락이 끊기는 바람에 원재료를 계속 수입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부품소재공급난이 업종을 불문하고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경기지역본부 관계자는 “일단 재고물량으로 기계를 돌리고 있지만, 일부 원자재를 일본에서 수입해오기 때문에 생산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라며 “일본 거래기업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해 부품대란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선호기자 lshgo@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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