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신학기 특수’ 실종 고물가·경제 불안·등록금 부담 악재

물가 고공행진 등 경제불안으로 대학교 주변 번화가에서도 ‘신학기 특수’가 사라졌다.

 

가뜩이나 높은 등록금에 부담을 느낀 대학생들이 신학기에도 학과나 동아리 단위의 신입생환영회 등을 자제하면서 대학가 인근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 15일 밤 9시30분께 수원시 팔달구 우만동의 아주대학교 앞 번화가.

 

예년 같으면 새학기의 기대와 흥분을 감추지 못한 학생들이 신입생 환영회 등을 즐기며 밤늦은 시간까지 붐볐을 시간이지만 거리는 한산하기만 했다.

 

대신 집으로 귀가하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는 학생들과 길을 걷는 행인만이 몇몇 눈에 띌 뿐이었다.

 

C닭갈비, H주점 등 저렴한 가격으로 새학기 인산인해를 이루던 음식점과 주점들도 절반 이상의 테이블이 비어 방학 기간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평년과 다른 이런 침체된 분위기는 다른 대학가도 마찬가지였다.

 

경기대학교가 위치한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 인근과 성균관대학교 앞 천천동 번화가도 새학기가 시작됐지만 학과별 또는 동아리 단위의 단체모임을 찾아볼 수 없었다.

 

경기대 앞에서 넓은 단체석을 구비하고 후한 인심으로 신학기 환영회가 주로 열리는 H막걸리 역시 매출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걱정이 많아졌다.

 

7년째 주점을 운영 중인 정모씨(48·여)는 “대학교 앞 상권은 매년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 성수기인데 이렇게 손님이 없는 경우는 처음이어서 벌써부터 남은 1년 장사가 걱정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주대학교 대학생 김모씨(24)는 “최근 등록금 부담과 방값에 이어 밥값까지 큰 이슈가 될 정도로 학생들도 경제적인 부담이 큰 상태라 신입생환영회 등 각종 행사를 되도록 간결하게 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며 “게다가 몇년째 취업난이 이어지면서 1학년 때부터 취업을 준비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홍병의기자 redsic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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