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공장 “만들수록 손해” 속앓이

이상한파로 월동배추 상품성 떨어져…  원가부담에 가격상승 압력 이중고

월동배추의 품질저하로 경기도내 김치공장들이 속앓이를 하는 가운데 김치 가격 상승 압력까지 가해지고 있다.

 

14일 도내 김치업계에 따르면 작황이 좋지 않았던 월동배추가 배추 수율(김치로 활용할 수 있는 비율)까지 떨어지면서 김치가공공장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는 월동배추의 주생산지인 해남 등 남부지방에 이어진 이상한파로 생육 단계서부터 얼어 배추가 저장되면서 뿌리가 썩거나 짓무르면서 변색되는 등 상품성이 저하돼 평균 55%에 달하는 수율이 35%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안성의 일품김치는 ㎏당 400원꼴이던 원물 배추의 가격이 600원으로 올랐을 뿐만 아니라 수율 저하로 버리는 부분이 많아지면서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포기김치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는 이곳은 수율 저하로 포기김치는 생산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마늘 등 양념류 채소의 가격까지 크게 오르면서 추가 비용이 발생, 김치를 가공할수록 적자폭이 커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또 남양농협이 운영 중인 수라청김치공장 역시 봄 배추가 공급되는 4월 말까지는 수율이 저하되면서 생산성이 떨어지는 곤란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지난해 하반기 배추대란으로 한차례 곤란을 겪은 김치업체들이 채 회복되기 전에 이와 같은 상품성 저하가 또다시 발생하자 김치가격도 소폭 상승할 것이라는 게 김치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가정집과 일반 식당 등에 김치를 공급하고 있는 남양주 김치사랑은 김치 저장량이 적어 이미 소폭 가격이 오른 상황이다. 게다가앞으로 공급량이 늘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내달 초에는 ㎏당 2천~4천원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치 유통업체 관계자는 “월동배추의 수율저하가 심각한 수준이라 김치가공공장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며 “4월 말 봄배추가 나올 때까지는 이런 상황이 지속되고 가격 상승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지현기자 jh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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