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니사격장 30년 근무 백완기씨 주장
화성 매향리 일대 갯벌 및 백사장 표면에 사격 잔재물 수십여개가 그대로 방치(본보 9일자 1·3면)돼 있는 것과 관련, 갯벌 표면 및 지하에 산재한 포탄 상당수가 폭발 가능한 실전용 포탄(불발탄)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 수십년간 폭발물을 처리했던 전문가가 불발탄 위험성을 경고하고 포탄에 독침을 장착했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으나 국방부측은 폭발위험이 있는 사격잔재물은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미7공군 쿠니사격장 폭발물 처리반 탄약책임자로 30여년간 근무했던 백완기씨(73)는 9일 “현재 농섬과 곡섬 일대 갯벌 표면 및 지하에 산재한 포탄 가운데 언제든 자연 폭발할 수 있는 실전용 포탄이 수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고 주장했다.
이어 “매향리 갯벌이 안전하다는 국방부의 말은 거짓말”이라며 “미군측도 이같은 위험성을 인지, 농섬을 둘러싸고 반경 3천피트(914m)내의 갯벌 15피트(4.5m) 깊이를 수압으로 쓸어내 포탄을 제거해야 한다는 방법까지 제시했었다”고 밝혔다.
“‘일부 포탄 독침 장착’ 교육도 받아”
국방부 “화약성분 불발탄 거의 제거”
특히 그는 “지난 1978년 쿠니사격장 근무 당시 사격장에 투하된 500파운드 포탄 중 일부에 독침이 장착된 것이 있다는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며 “포탄 폭발, 독침 오염 등에 의한 주민피해를 생각하면 소름이 끼친다”고 주장했다.
실제 그는 지난 8일 오전 농섬 일대 갯벌에 대한 현장 안내를 벌이며 갯벌 위에 녹슨 채 놓여 있는 500파운드 포탄 1기, 5인치 로켓 앞부위 3기와 2.75인치 로켓 앞부분 2기, 2.75인치 WP로켓포 1기, 30㎜ 발칸포 탄알 2기(수류탄급 화력 주장) 등의 화약을 갖춘, 실전용 포탄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경기도는 지난해 3월 국방부가 벌인 갯벌 표면부의 사격잔재물 처리 과정에서 모두 210여기의 불발탄을 발견, 군 폭발물 처리반에 의해 처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09년 12월28일 경기도 주최로 열린 ‘매향리 갯벌 활용을 위한 워크숍’에서도 국방부 관계자가 불발탄으로 인한 위험성이 상존한다고 시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 일대 불발탄 규모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여 어장 및 관광지 개발에 따른 주민 및 관광객들의 피해를 사전에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농섬 주변 갯벌 지하부문에 있는 포탄 대부분이 시멘트를 넣은 것으로 화약성분이 담긴 불발탄은 거의 제거돼 폭발위험은 없다”고 말했다.
강인묵·박수철기자 scp@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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