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쿠니사격장 근무 백완기씨

“국방부 안전불감증… 매향리 큰 재앙 올수도”

“국방부의 안전불감증이 매향리에 큰 재앙을 몰고 올 수도 있습니다”

 

매향리에 살면서 지난 30여년을 미7군 쿠니사격장에서 폭발물처리반 탄약책임자로 근무했다는 백완기씨(73)는 주민들이나 관광객들이 아무 거리낌 없이 농섬 일대를 드나드는 것을 보면 불안해 잠을 못 잘 지경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어디가 주체가 되든, 어느 기관이 돈을 대든, 하루빨리 불발탄 전수조사를 벌여 위험성을 제거, 이웃들이 마음놓고 어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다음은 일문 일답.

 

-미군 쿠니사격장에서 근무하게 된 배경 및 근무기간은.

 

지난 1969년 군에서 제대한 뒤 마을에서 농사일 등을 하던 중 지난 1974년 미 7군에서 영어를 잘 하는 한국사람을 뽑는다길래 지원, 같은 해 10월부터 지난 2002년까지 28년간을 근무했다.

 

-농섬 일대 갯벌 등에 실전용 포탄(불발탄)이 산재돼 있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당시 농섬과 곡섬 일대를 포탄 응급처리장으로 사용했는데 전투기가 이륙해 군산 적도 사격장으로 갔다 해상에 배가 많을 경우 이 응급처리장으로 회향, 본인에게 포탄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상의했다.

 

즉, 본인이 터지게 놓느냐, 안 터지게 놓느냐를 결정했고 수백번 이상을 안 터지게(안전핀이 꽂힌 채 갯벌에 투하) 처리하라고 교신했기 때문에 불발탄이 산재할 수 밖에 없다.

 

불발탄 산재 언제나 폭발 가능성 즉시 전수조사… 위험성 제거를

 

-국방부는 농섬 일대 갯벌 표면부의 사격 잔재물을 처리했고 불발탄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하는데.

 

불안한 마음에 매일 농섬 일대 갯벌을 ATV를 타고 순찰하다시피 한다. 하지만 지하는 말할 것도 없고 표면에 나뒹구는 수십여개의 포탄의 상당수도 언제나 폭발이 가능한 실전용 포탄이다.

 

더욱이 지난 1978년 매향리에 투하된 500파운드 포탄 일부에 독침이 들어있다는 교육을 받은 바 있다며 해당 독침이 바닷물이나 갯벌에 오염될 경우 심각한 피해가 불보듯 뻔해, 500파운드 포탄이 발견되는 데로 양쪽에 구멍을 뚫어 독침이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손수 하고 있다.

 

-뒤늦게 실전용 포탄 산재 사실을 폭로하는 이유는.

 

그동안 화성시 등 관계기관을 수차례 찾아가 매향리 농섬 일대 포탄의 위험성을 설명했지만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했다.

 

혼자 매일같이 농섬일대를 돌아다니며 발견한 불발탄에 대해 군 폭발물 처리반에 연락을 취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고 연락이 되더라도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했다.

 

최근 어장개발 등 논의가 활발한 시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반드시 알려야겠다는 생각아래 사실을 밝힌 것이다.  강인묵·박수철기자 scp@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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