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사격 잔재물 모두 제거 공식발표 불구 갯벌에 녹슨 채 방치… 토양·수질오염 부추겨
지난 50년간 주한미군 사격장으로 사용되다 폐쇄된 후 어업 재개의 기대감으로 부풀어 있는 화성 매향리 일대 갯벌 및 백사장에 아직까지 사격 잔재물(포탄 등) 이 그대로 방치, 토양 및 수질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하지만 국방부 등은 지난해 이 일대 지면과 갯벌 상층부에 대한 사격 잔재물 수거·제거작업을 완료했다고 공식 발표했으며, 경기도 등은 이를 토대로 수산물 안전성 검사를 벌이는 등 어장개발절차를 진행, 주민들을 우롱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8일 국방부와 경기도 등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국방부와 화성시, 국토해양부, 경기도, 농림수산식품부 등은 협의를 통해 2005년 8월 주한미군 사격장이 폐쇄된 화성시 우정읍 매향리 일대 갯벌에 대한 정화작업을 벌여 700여ha 규모의 어장을 건립키로 했다.
이에 국방부는 지난해 3월 사격이 집중된 농섬과 곡섬 사이의 백사장과 갯벌 등 표면부에 대한 사격 잔재물 수거·제거작업을 벌여 표면에 드러난 잔재물을 모두 제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현재 갯벌 지하에 매몰된 잔재물 처리방안을 위한 용역을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격잔재물을 모두 처리했다는 국방부 발표와 달리 농섬 주변 백사장과 갯벌 표면에 수십여개의 사격잔재물이 그대로 방치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께 농섬 앞 백사장과 갯벌 경계부분에는 녹이 슨 500파운드 포탄 3기가 그대로 놓여 있었으며, 돌산형태의 농섬에는 역시 전면이 녹슨 500파운드 포탄 2~3기가 박혀 있었다.
이어 농섬을 바라보고 우측으로 20여m쯤 떨어진곳에 A-1O전투기가 발포한 것으로 보이는 30㎜ 발칸포 탄알들이 원형 그대로 나뒹굴고 있었으며 바로 옆에는 2.75인치 WP로켓포가 고철더미와 함께 뒤엉켜 있었다.
이와 함께 농섬 뒷편 백사장에는 소주병, 신발 등 생활쓰레기와 함께 5인치 로켓 앞부위 3기와 2.75인치 로켓 앞부분 2기가 녹슨 채 굴러다니고 있었다. 백사장 앞 갯벌에도 500파운드 포탄 2~3기가 놓여져 있는 등 농섬 주변으로20여기의 사격잔재물이 표면 위에 방치,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매향리 주민 A씨는 “최근 매향리 주민들은 어장개발 기대로 들떠 있으며 본인 또한 50여년만의 조업을 반기고 있다”며 “하지만 사격 잔재물들이 나뒹굴고 갯벌속에는 얼마나 묻혀있는지 모르는 상황으로 청정어장은 허울좋은 꿈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해 3월 장병들을 동원해 표면부의 사격잔재물을 수거, 처리했으며 처리량은 기밀”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관계자도 “국방부가 육상부에 대한 사격 잔재물을 모두 처리한 만큼 사격 잔재물이 있을 리 없다”고 말했다. 강인묵·박수철기자 scp@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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