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어류 폐사·질병 원인규명 기관 ‘全無’

수산동물병성 감정실시기관 설치 시급

최근 경기도내 곳곳에서 물고기 집단폐사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어류 폐사 원인을 규명하는 수산동물병성감정실시기관이 도내 단 한곳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수중 생태계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수산동물병성감정실시기관 설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8일 국립수산과학원 등에 따르면 지난 2008년 12월 시행된 ‘수산동물질병관리법’에 따라 죽거나 병든 수산동물의 법정 전염병에 대한 질병검사를 하는 수산동물병성감정실시기관을 수산과학원장이 지정한 지방자치단체 소속 연구기관이나 민간연구소 등에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민물고기연구소는 지난해 2월8일 병성감정을 할 수 있는 자격자(수산물질병관리사) 3명을 보유(지정 기준)하면서 국립수산과학원으로부터 수산동물병성감정실시기관으로 지정됐으나 운영 3개월만인 지난해 5월17일 병성감정연구사 1명이 전출을 가면서 현재까지 업무가 정지된 상태이다.

 

실제로 지난달 22일 수원시 만석공원내 일왕저수지에서 잉어와 붕어 등 물고기 수백여마리가 집단 폐사했으나 도내 병성감정기관이 없어 지난달 28일 충남 수산관리소 서산사무소에 물고기의 부검을 의뢰해 오는 11일께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또 고양시는 지난 4일 벽제천 인근 물고기 200여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뒤 원인규명을 위해 인천에 있는 국립환경과학원에 물고기 부검을 의뢰했다.

 

이와 함께 한국농어촌공사가 조성중인 안산시 대부동 대송단지 저수지에서 지난달 26일 붕어 등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으나 자체 조사 결과 염도상승을 물고기 폐사의 원인으로 추정하고 병성감정을 의뢰하지 않았다.

 

수원시 관계자는 “수산동물에 대한 병성감정기관이 도내에 없어 전문가의 자문 등 수소문 끝에 충남 서산의 기관에 뒤늦게 물고기를 보냈다”며 “도내 병성감정실시기관이 설치돼 물고기 폐사 등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민물고기연구소 관계자는 “자격 요건을 갖춘 인력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며 “인력 충원을 통해 수산동물 병성감정이 이뤄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의 수산동물병성감정실시기관은 경기도, 인천시, 강원도, 충청북도를 제외한 광역시군에 12개 기관이 지정돼 운영되고 있다.  최원재기자 chwj74@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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