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으로 여는 ‘제2 인생’
“무엇인가를 배워본지가 오래 됐는데 새로 컴퓨터를 배울 생각을 하니 걱정이 되면서도 설레네요. 얼른 배워 손자랑 같이 컴퓨터로 얘기하고 싶군요.”
인천 부평구 갈산동에 사는 정금자씨(69·여)는 8일 부광노인대학 컴퓨터 초급학과에 등록했다.
노인정에서 친구들에게 얘기를 듣고 용기를 냈지만 적지 않은 나이에 새로 시작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정씨는 “황혼기에 접어 들면서 건강도 나빠지고 기운도 없어졌는데 새로 무엇인가를 한다고 생각하니 생각만 해도 기운이 난다”며 “그동안 손자를 키우느라 집에만 있다가 이런 곳에 처음 나오니 쑥스럽고 떨리지만 많은 친구를 사귀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 부광노인대학에서 열린 입학식 및 개강식을 찾은 어르신들은 더 이상 자식의 부양을 받아야만 하는 보호 대상자가 아니었다.
이들은 입학식에 앞서 신입생 접수처를 찾아 이것저것 물어보고 친구들과 함께 학과를 선택하는 등 마치 20대 신입생들처럼 밝고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새로 평생교육을 위해 한발을 내딛는 신입생들과 겨울방학을 마치고 개강을 시작한 재학생들을 축하하기 위해 조진형 국회의원, 민병호 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 신은호 부평구의회 의장, 장부연 인천시 여성가정복지국장 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이날을 시작으로 학생들은 한 학기 동안 매주 화요일 태권도, 컴퓨터, 원예, 무용 등 4개 학부 31개 학과에서 교육받게 된다.
교육은 물론 무료 급식, 무료 이미용 등 자원봉사와 아이러브카네이션 어버이축제, 동아시아 실버문화축제 등에서도 활동한다.
장성훈 학장은 “어르신들의 인생 이모작을 환영한다”며 “제2의 인생을 부광노인대학과 함께 키워 나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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