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분뇨 이동제한’ 원료 부족해 생산 중단… 봄철 밭작물 비료공급 차질 우려
경기도를 비롯해 전국을 강타한 구제역 여파로 축분퇴비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축분퇴비 생산이 중단되고 원료 공급에 차질이 우려되면서 봄철 퇴비 공급에 차질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23일 도내 축분퇴비업체들에 따르면 퇴비업체들은 지난해 12월 구제역이 창궐하면서 축산분뇨의 이동이 제한됨에 따라 돈분, 우분, 계분 등을 확보하지 못해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용인축협이 운영하고 있는 축분비료공장은 인근 40여개 농가에서 발생하는 월 평균 800여t의 분을 원료로 퇴비를 생산해 판매했으나 이번 구제역으로 80% 가량의 농가들이 피해를 입으면서 분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
최근까지는 궁여지책으로 비축해 두었던 원료로만 근근히 생산을 이어오던 이 공장은 공급 물량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면서 원료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또 이천의 강훈비료는 아예 원료 반입을 못할 뿐만 아니라 생산과 완제품 퇴비 출하까지 중단됐다.
연간 35만포의 비료를 생산해 공급하던 이 업체는 구제역 위험지역에 포함되면서 아예 퇴비공급을 중단한채 두달 넘게 손을 놓고 있다.
이와 함께 가축분퇴비로는 드물게 액비를 활용하면서 냄새를 최소화해 주목받던 안성비료도 2개월째 생산이 중단되면서 10억원이 넘는 대출로 이자부담에 허덕이고 있다.
100여개 농가에서 수거한 1일 100t의 가축분을 원료로 연간 360만포를 생산, 1~4월 집중 판매해 왔지만 두달간 생산과 판매가 모두 중단돼 자금이 꽁꽁 묶였다.
특히 안성비료의 제품은 80%가 전라도 지역으로 공급됐으나 최근 반입을 금지 당하면서 새로운 판매처를 물색 중이지만 이동제한 조치로 이마저도 어려움에 봉착했다.
이처럼 도내 200여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축분퇴비업체들이 대부분 생산이 중단되고 판매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봄철 밭작물에 사용될 비료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게다가 축분비료업체들은 살처분된 가축이 워낙 많아 앞으로 원료가 되는 축분 물량 자체가 줄어들어 향후 생산량도 저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안성비료 관계자는 “10여년간 축분퇴비를 만들어 왔지만 가장 큰 위기를 맞아 버티기조차 어렵다”며 “보상금이라도 받는 농가와 달리 축분업체들은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이지현기자 jh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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