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박물관 中 원대 철종은 ‘재활용품’

서진문화재硏, 보존처리 과정서 구리 포함 사실 확인

인천시립박물관이 소장한 중국 철제 범종(梵鍾) 3점 가운데 원나라 성종 3년(1298년)에 만든 철종(무게 1.846t)은 기존 철제품을 다시 녹여 주조한 재활용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유산 보존전문 처리업체인 서진문화재연구원은 최근 박물관 요청으로 부식이 심한 이들 철종(鐵鍾) 3점을 보존 처리하는 과정에서 시료를 채취해 성분을 분석한 결과, 원대 범종에서 철과 섞이지 못한 구리 덩어리가 포함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보존처리 자문위원인 이오희 한국전통문화학교 석좌교수는 이날 “종을 주조하는 과정에서 소량의 구리(Cu)가 섞여 들어갈 수는 있지만, 이처럼 구리덩어리가 범종에서 확인된 건 기존 철제품과 동제품 등을 재활용해 제작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김선덕 서진문화재연구원장은 “구리와 철은 섞이지 않는 성질이 있다”며 철광석에서 채취해 종을 만든 게 아니라 기존 철제품과 동제품 등을 뒤섞어 주조하다 구리 덩어리가 채 녹지 못하고 그대로 들어갔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원대 철종은 이번에 함께 보존 처리된 송나라 때 중국 철종 및 명나라 때(1638년) 철종과 더불어 인천시립박물관 야외에 전시되고 있으며 모두 인천유형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박용준기자 yjunsay@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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