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기업 세계를 사로잡다] 포스콤

세계시장서 通하는 ‘엑스레이 제너레이터’

병원에서 하는 대부분의 진단은 엑스레이나 MRI 등 영상 진단장치를 통해 이뤄진다. 단순한 감기에서부터 암 진단에 이르기까지 영상기기 없이 진단이 이뤄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자 의료기기가 그렇듯 영상진단기기 산업은 국내에서는 낯선 분야에 속한다. 그동안 전자의료기기는 전통적으로 지멘스와 GE, 필립스 등 미국과 유럽의 쟁쟁한 대기업에서 월등한 기술력을 앞세워 독점해 온 대표적인 시장 중에 하나였던 탓이다. 하지만 이 분야에 핵심역량을 쌓아 연구개발에 힘써 엑스레이 제너레이터(X-ray Generator) 전문가로 세계시장에서 당당히 인정받고 있는 강소기업이 있다.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유니테크빌에 입주, 의료기기 핵심 부품을 생산하며 매년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포스콤(POSKOM·대표 박종래)이 그 주인공이다. 포스콤은 초음파 전원공급장치와 초음파 레이저 MRI, CT, 엑스레이 인버터 등 전자의료기기 전반의 제품라인을 갖추고 있으며 포터블 엑스레이에 있어서는 단연 세계최고급의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 ‘선택’ 그리고 ‘집중’

 

현재 포스콤은 유니테크빌에 연구소와 엑스레이 시스템 조립을 담당하는 일산공장을 갖추고 있으며, 파주에는 SMPS 및 시스템 조립을 맡고 있는 파주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포스콤은 94년 벤처붐이 일어날 당시 5명이 의기투합해 시작한 벤처 1세대 기업이다. 최초 회사명은 계양전자로 산업용·군수용 SMPS(전원공급장치)를 생산해 금성정밀(현 LG 이노텍), 삼성항공(현 삼성 테크윈)등에 납품하는 일을 주로 했다. 설립초기만 해도 의료분야는 일부분에 불과했다.

 

그러다 99년 포스콤으로 상호를 변경한 뒤 엑스레이 제너레이터 생산을 시작하고 2000년 포터블 엑스레이의 1인자였던 일본 아코마메디컬의 포터블 엑스레이 생산라인을 인수하면서 의료기기 분야에 본격 진출, 세계시장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후 포스콤은 선진국이 주름잡는 의료기기 시장에서 기술집약형인 전자 의료기 분야에 도전, 엑스레이 제너레이터라는 핵심부품이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 매년 70억~8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박종래 대표는 “전원공급장치는 전자기기를 비롯해 모든 광범위한 산업분야에 쓰이는 만큼 기업의 역량을 모으기 위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고압전기 발생장치 부분에 집중한 결과 수입제품이 주류였던 의료기기 분야의 엑스레이 인버터에 대한 노하우를 습득, 런칭하게 됐다”고 말했다.

 

시장의 호평을 받고 있는 포스콤의 주력상품은 엑스레이 제너레이터인 PXR-401-N과 PXP 시리즈. PXR-401-N은 고해상도의 저피폭량을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네트워크에 기반한 PC 컨트롤 패널과 연결돼 있어 환자의 촬영기록을 디지털로 전송해 이력관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한 PXP 시리즈는 포터블 엑스레이로 주로 미국, 유럽에 수출량이 많으며, 내수시장에서는 동물병원 등에서 수요가 몰리고 있다.

 

■ ‘손실률 백만분의 일’은 연구·개발의 결과

 

포스콤의 노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일산 유니테크빌의 기업부설연구소에는 전체 66명의 직원 중 3분의 1가량인 20여명의 연구 인력들이 연구개발에 심혈을 기울이면서 국내특허와 해외특허를 포함해 총 35개의 특허를 받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같은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ISO 9001, UL/IEC 승인 CSA Marking 등을 획득, 독일의 메디컬 전시회와 미국 시카고의 RSNA 전시회에 참가하는 등 철저한 자기검증으로 실력을 다지고 있다.

 

또한 ‘엑스레이에 대한 선진기술, 창의적인 아이디어 고객중심의 서비스를 추구합니다’라는 포스콤의 캐치프레이즈에서 알 수 있듯이 고객의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시도를 지속해 오고 있다.

 

그 결과 지난 2008년에는 전자 의료기기 관련 업체로는 최초로 Single PPM(100만개 중 불량품 발생률 1개) 품질 인증을 받았으며 다른 모델에서도 싱글 PPM에 도전하기 위해 현재 각 라인 컨설팅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같은 해에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월드클래스 기업으로 선정된데 이어 중소기업청이 지정하는 기술혁신형 중소기업(INNO-BIZ)에 3차례, 지난해 말에는 경영혁신형 중소기업(MAIN-BIZ)에 한차례 지정됐으며 국무총리 표창을 받기도 했다.

 

박종래 대표는 “일본 회사의 경우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지만 그에 비해 제품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며 “품질을 고급화하고 다른 기술과 매치시켜 제품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해나가면서 선진국 회사와의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한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 새로운 시장환경 ‘변화만이 살 길’

 

2011년은 포스콤에게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다. 국내 최대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메디슨이 삼성전자에 합병되는 등 국내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세계시장도 미국, 일본, 유럽 등 기존 의료기기 분야 강국에서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으로 확산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포스콤은 우선 포스콤은 해외에 AS센터와 현지 법인을 추가 개설하는 등 이같은 국내 해외 시장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

 

기존 미주·유럽지역과 중국, 일본, 남미, 아프리카 외에 인도네시아에 투자 법인을 설립, 동남아지역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는 등 해외 수출 영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올해에는 미국에 1곳, 인도네시아에 1곳의 현지법인과 일본에 AS센터 1곳 등을 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는 한편 제품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제조시스템 리뉴얼을 구상하고 있다.

 

박 대표는 “제조시스템을 강화해야 글로벌 시대의 품질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이와 아울러 디지털제품 개발에도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의료부문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산업용 엑스레이 등 사업분야의 틈새시장을 찾아 집중 공략할 예정이다. 현재 반도체 등 산업용 엑스레이는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국산화에 주력할 방침으로 현재 독일의 전문기업과 개발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추진해 온 다품종 소량생산에도 주력하게 된다. 의료기기 산업은 타 산업과는 달리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한 생산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최우선 과제인 만큼 이를 위해 메이저 기업과의 OEM, ODM에 주력하는 한편 생산성 향상을 위한 각종 프로젝트도 병행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고양시 일산구 화정동에 연구소와 제조시설, 사업부가 들어설 지상8층 지하 2층 규모의 사옥 건립이 추진되고 있어, 입주 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박종래 대표는 “지금까지 기술력을 인정받고 포스콤의 이름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면 올해는 좀 더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과 틈새시장 공략으로 세계시장에서 우뚝 설 수 있는 한해를 만들 것”이라며 “이와 함께 올해부터는 품질보증을 5년으로 늘리는 한편 고객서비스를 위해 유럽과 미주, 동남아 등에 실시간 AS를 지원하는 서비스망을 구축, 기업 브랜드 이미지 향상은 물론 수출지향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성훈기자 pshoon@ekgib.com

 

사진=전형민기자 hmjeon@ekgib.com

 

인터뷰  박종래 대표

 

“고품질·투명 경영… 성공 밑거름”

 

포스콤 박종래 대표는 포스콤이 국내·외에서 영상진단기기 분야의 한 축을 담당하는 강소기업으로 성장하게 된 비결이 고압전류 분야의 ‘기본 노하우’와 ‘투명 경영’을 제시했다. 사업 초기 산업용 전원공급장치 연구개발 과정에서 습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품질을 고급화하고, 이를 의료기기 등 타 분야에 접목시켜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 등 선진국 회사와의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성공으로 이어졌다.

 

전기 관련 엔지니어 출신인 박종래 대표는 “전원공급장치는 전자기기를 비롯해 광범위한 산업분야에 쓰이고 있어 응용의 여지가 다분하다”며 “고압전기발생장치 개발에 집중한 결과 수입제품이 주류였던 엑스레이 인버터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또한 “남의 투자를 받아 기업을 운영하는 만큼 삼일·대주 등 회계법인으로부터 10년째 외부감사를 받고 있다”며 “경영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직하게 경영해야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투명경영을 위한 노력이 결국 기업이 위기에 빠졌을 때에도 시장의 신뢰를 잃지 않는 원동력이 된다는 지론이다.

 

박 대표는 수출 중소기업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으로 지적재산권 보호를 꼽는다. 현재 포스콤은 35개에 달하는 국내·외 특허를 보유하고 있지만 매 기술마다 특허를 내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는 “많은 중소기업들이 줗은 기술을 보유하고도 막대한 특허비용 탓에 손실을 보고 있다”며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한 특허비용 지원확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마지막으로 포스콤의 향후 계획에 대해 “제품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제조시스템을 강화하고 디지털제품 개발에도 총력을 다할 예정”이라며 “올해에는 미국에 1곳, 인도네시아에 1곳의 현지법인과 일본에 AS센터 1곳 등을 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훈기자 pshoon@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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