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기업 세계를 사로잡다] GGM

50개국 진출 도전 ‘기어드모터’ 최강자

“30여년간 한눈팔지 않고 ‘기어드모터’라는 한 우물만 판 덕에 최고가 될 수 있었습니다. ”기어드모터 전문제조업체 GGM(대표 이영식)은 자동화 기계가 생소했던 지난 1979년 설립 이후 수입에 전량 의존하던 기어드모터의 국산화 개발에 성공한 뒤 현재 국내 모터시장에서 점유율 50%를 뛰어넘는 등 독보적인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기어드모터는 자동문, 냉장고, 자동판매기, 현금지급기, 청소기, 의료기기 등 쓰이지 않는 곳을 찾기 힘들 정도로 우리생활 전반에 걸친 모든 자동화 제품에 쓰이는 핵심부품이다. GGM에서 만드는 완제품만 400여 종류에 이르고 이를 위해 필요한 부품도 1만여 가지에 달한다. GGM의 기어드모터는 부천 본사에 위치한 제1공장과 최신 첨단 설비를 갖춘 제2공장에서 15년 이상 오직 기어드모터에만 전념해온 개발팀과 관리팀 등 120여명의 전문기술진들에 의해 연간 150만대씩 생산되고 있다. 1970년대 초 모터 관련 중소기업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던 이영식 대표가 직접 회사를 설립하게 된 것은 “왜 우리는 기어드모터를 수입할 수밖에 없나”라는 의구심 때문이었다. 이에 이 대표는 국산 기어드모터를 개발하겠다며 자금과 인력, 경영경험 무엇 하나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로서는 무모한 도전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창립 초기 이 대표를 포함, 4명에 불과했던 GGM의 구성원들은 수입 기어드모터를 하나씩 구입해 해체하고 분석하는 피나는 과정 속에서 자체 감속 모터 개발에 성공했다.

 

이 대표가 사업초기 주력한 분야는 자판기용 모터로 당시 일본에서는 자판기 시장이 급증하고 있었다.

 

전국에 자판기가 600만대나 설치됐고 매년 200만대가 교체되는 등 급격히 커진 일본시장을 보며 ‘머지 않아 한국도 저렇게 되겠구나’하는 생각에 이 대표의 눈이 번쩍 뜨였던 것.

 

이 대표의 생각대로 사업초기에는 자판기용 기어드모터로 한동안 승승장구하던 GGM은 곧 한계에 부딪친다.

 

“한국은 무인점포인 자판기 시장보다 유인점포가 급격히 성장했죠. 그땐 유통시장의 흐름을 보는 눈이 없었어요.”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던 이 대표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 전자제품 쪽으로 생산을 다양화하면서 회생하게 됐다.

 

특히 자체연구소를 두고 기술개발에 힘을 기울여 소형 AC.DC 감속모터와 표준형 AC MOTOR &GEARHEAD(2003년), KMF GEARED MOTOR(2007년), BLDC MOTOR와 고강도 감속기(2008년)를 개발하는 등 기술개발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정밀한 공정을 위해 GGM은 고가의 최신설비와 고급 인력을 갖추고 있다. 컴퓨터에 입력된 정확한 수치대로 공정하는 MCT, CNC HOBING 등으로 부품을 생산한 뒤 수십년간 숙련된 인력을 통해 직접 조립한다. 400여종의 완제품에 쓰이는 부품 1만여 가지 모두 정품, 정량, 정위치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공정과정 뿐 아니라 검사과정에서도 첨단기술이 사용된다.

 

TORQUE 측정기, 3차원 측정기, 기어 측정기 등을 보유하고 있는데 특히 3차원 측정기는 부품이 완벽에 가까운 정밀도를 가졌는지 검사해 세계에서 최고의 품질을 가진 모터를 만들겠다는 GGM의 목표를 현실화하고 있다.

 

이에 GGM 기어드모터는 타사 제품에 비해 소음이나 품질에서 더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대외적으로 2002년 벤처기업인증, 2006년 이노비즈기업 인증, 2009년 경기도 수출유망중소기업으로 선정됐으며, ISO9001과 ISO14000 외 해외 수출에 필요한 CE, UL, CCC 인증을 획득했을 뿐 아니라 특허권 3건과 각종 인증 10건 등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자동문·냉장고·청소기·의료기 등 자동화제품 핵심부품

 

국산화 개발 성공 후 국내시장 ‘점유율 50%’ 고속 성장

 

기술·생산력 독보적… 美·加·日등 선진국서도 러브콜

 

완제품 400여종 품질·가격 차별화로 ‘글로벌기업’ 우뚝

 

이 대표는 오랜 세월 한 분야에만 집중하면서 모든 인프라가 기어드모터에 최적화됐다고 자평한다.

 

이 대표는 “장비, 검사기기, 기술 등 GGM이 쌓아온 역사 그 자체가 최고의 인프라가 된 것”이라며 “또 직원들 대부분이 15년 이상 경력에 창립 초기 멤버도 아직 함께 할 정도로 근속하면서 개개인 모두가 기어드모터 전문가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으며 사소한 실수 하나도 직원 스스로가 용서치 않는 신념과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직원들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GGM은 대기업 위주의 납품방식에서 스스로 고객을 찾아나서는 방식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이에 지난 2008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해외 대리점을 개설한 이래 미국, 캐나다, 일본, 중국, 독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이란 등 전 세계 19개 국가에 25개 대리점을 구축했다. 이들 대리점을 통해 세계로 수출된 GGM 모터는 GE, 산요, 후지 등 대기업에서부터 각국의 중소기업 제품에까지 곳곳에 사용된다. GGM은 특히 도와 정부 유관기관과의 밀접한 협력으로 부천시가 주관하는 중국 하얼빈 전시관 개설에 참가, 30%의 수출 신장을 시현하기도 했다.

 

또한 KOTRA가 주관하는 해외 지사화 사업에 참여, 일본과 프랑스에 바이어를 발굴했으며 그중 일본에는 새로운 바이어를 통해 월 1천500만엔의 수출을 달성했다. GGM은 향후 해외 50여개국에 대리점을 50여개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우선 현재 국내 75%, 수출 25%인 사업 구조를 국내 40%, 수출 60%로 변경하는 새로운 사업 계획을 세우고 수출 판로를 위한 거점을 확보, 세계 진출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매출 150억원(수출 310만달러)에 이어 올해 200억(수출 500만달러), 2013년 매출 300억(수출 600만달러) 등 매년 30%이상의 매출 신장과 20%이상의 수출 신장을 이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3개의 한국업체가 전시회에 참여하는 동안 70~80개의 모터 업체를 출전하는 중국이 무서운 경쟁국이지만, 고급설비와 30년간 내제된 고급공법으로 확실한 차별화를 두겠다는 것이 이 대표의 포부이다. 또한 개성공단에 공장을 신축할 예정으로 가격경쟁력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대리점 모집을 위해 전 세계에서 열리는 각종 산업박람회에 1년에 6~7번씩 참여하고 있다”며 “기술이 발전할수록 홈오토, 로봇 등 기어드모터의 쓰임새도 더 다양해질 것이기 때문에 수요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사무실에는 세계지도와 대한민국 전도가 벽에 붙어있다.

 

그리고 지도 위에는 대리점이 있는 곳, 앞으로 공략지역 등이 색깔별 스티커로 표시돼 있다.

 

“50개국에 진출하려면 무엇보다 품질을 우선시해야 한다”며 “수익을 낸다 안 낸다를 떠나서 전 직원이 제품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곧 품질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하는 이 대표.

 

스티커가 하나하나 늘어 지도를 채울 때마다 ‘세계 최고의 기어드모터 기업’을 만들겠다는 이 대표와 GGM의 꿈도 현실을 향해 한발자국씩 성큼 다가가고 있다.

 

구예리기자yell@ekgib.com  사진=하태황기자hath@ekgib.com

 

<인터뷰>   이영식 대표

 

“30여년 한 우물 기본에 충실한 일류제품 자부”

 

“인격과 혼이 들어있는 제품으로 승부하고 있습니다.”

 

GGM의 이영식 대표는 모터 하나하나에 생산자의 인격과 혼을 불어넣는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품질은 곧 생산자의 혼과 인격의 표현이며 이처럼 정성을 들인 제품과 아닌 제품은 어떻게든 표가 나게 돼 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지론이다.

 

이후 이 대표는 ‘바닥에 부품이 하나라도 떨어졌다면 그날은 공장 문을 닫자’고 직원들에게 얘기할 정도로 완벽한 공정을 강조하면서 전량 수입돼 오던 기어드모터의 국산화는 물론 국내외 시장 점유에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기어드모터 점유율 1위를 차지했던 GGM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제품의 질보다는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하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장벽을 만나게 된 것.

 

이 대표는 위기상황에서도 ‘제품의 질’이라는 기본원칙을 고수했다.

 

기존 제품의 단가를 낮춰 납품하는 대신 성능이 개선된 제품을 개발해 제값을 받는 것이 낫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 결과 거래업체들은 다시 GGM으로 돌아왔고, GGM 제품을 모방한 중국의 ‘짝퉁’ 제품이 판을 쳐 문제가 될 정도로 기어드모터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다시 차지할 수 있었다.

 

이처럼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와 관련분야 기술인력 양성에 힘써 GGM의 성장은 물론 우수한 제품으로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인 점을 인정받아 이 대표는 지난 2007년 경기도지사 표창에 이어 2008년 국무총리 표창, 2009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표창, 지난해에는 기획재정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 대표는 “기어드모터 생산은 나에게는 숙명과 같다”며 “평생을 이 분야만 걸어왔고 앞으로도 걸을 것이다. 모든 산업체에서 필요로 하는 최고의 제품을 계속해서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대표는 올해 경기도수출기업협회 회장에 취임, GGM을 비롯한 도내 중소수출기업의 판로 개척에도 힘쓰고 있다.

 

이 대표는 “도내 2만5천개 수출기업 중 수출액 10만달러 이하가 2만여곳일 정도로 아직 수출시장이 척박하다”며 “국산제품은 품질로는 세계 최고수준이지만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예리기자 yell@ekgib.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