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몰지 곳곳서 붉은 물… 안심하고 마실 水 있을까

구제역, 식수도 위협

전국을 휩쓸고 있는 구제역이 수도권 주민들의 마실 물까지 위협하고 있다.

 

경기도는 15일 구제역 매몰지 사후관리 대책과 관련한 브리핑을 갖고 “전수조사와 함께 팔당호 수질검사를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있지만 별 다른 문제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 “앞으로 체계적으로 관리하면 2차 환경오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도의 점검 결과를 놓고 지하수나 하천 오염 등 2차 환경오염에 대한 가능성은 여전히 제기된다.

 

도 점검결과, 상당수 매몰지가 배수로 및 저류조, 침출수 유공관, 가스배출관의 보완이 필요한데다 일부 매몰지의 경우, 보완사항이 중복되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1일 돼지 매몰지로부터 10여m 떨어진 파주시 광탄면에서 핏빛 침출수가 나온데 이어 전국 곳곳의 매몰지에서도 붉은 물이 나오기도 했다. 매몰 가축수가 급증하고 안락사 약품마저 부족하면서 돼지를 생매장하는 과정에서 돼지들이 발더둥치면서 침출수를 막기위한 1차적 장치인 비닐이 찢겨나갈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또 지자체별로 배수로와 저류조 설치 여력이 부족해 제대로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의 이번 점검에서도 배수로 및 저류조 설치보완이 요구되는 매몰지가 점검대상의 절반을 넘는 56%로 나타난 점도 이같은 상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배수로 등 보완 요구 매몰지 점검대상의 절반 이상

 

식수 부적합도 23.4%달해… 도 “2차오염 원천차단”

이런 가운데 팔당상수원보호구역으로부터 15㎞ 이내 상류지역의 매몰지가 77곳에 달하고 상수원보호구역 외곽 수질특별대책지역내 137곳, 급경사지역에 85곳의 매몰지가 위치했다는 사실은 2차오염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또 최근 정부현장조사단이 한강 상류지역 매몰지 32곳을 조사한 결과, 도내에서도 12곳에서 침출수 유출과 붕괴가 우려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해빙기를 앞두고 주민들과 환경단체, 전문가들은 매몰지 붕괴 및 침출수의 하천 유입 등으로 상수원 오염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 도보건환경연구원이 19개 시·군의 매몰지 주변에서 813건의 시료를 채취해 수질검사를 실시한 결과, 23.4%인 228건이 식수로 부적합하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는 주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4~5월 갈수기에 침출수가 하천으로 유입될 경우, 오염정도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가출매몰로 인한 2차 오염을 막기 위해 관련 기관들로 구성된 가축 매몰지 사후관리 TF팀을 운영하는 한편 단기적으로 이달 중 붕괴·유실, 상수원 오염 우려가 제기되는 매몰지를 대상으로 보완·정비공사를 벌이기로 했다.

 

장기적으로 다음달 중 급경사 지역과 상수원보호구역 상류지역 매몰지를 대상으로 전문가 합동정밀조사를 벌인 뒤 2차 오염방지 시설 설치를 위한 국비지원을 건의할 계획이다.

 

김정진 도 환경국장은 “가축 매몰지 관리는 도 및 시·군은 매몰지별로 담당공무원 실명제를 실시하고 점검내용과 당초 사항 등 모든 상황을 기록관리하는 등 2차 오염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식·박성훈기자 dsk@ekgib.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