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恨 푸는 ‘빛나는 졸업식’

남인천중고 만학도 367명 ‘새출발’

“태어나서 제 아들 낳았을 때만큼 기쁜 건 오늘이 처음인 것 같아요.”

 

8일 오후 2시 인천시 남구에 위치한 평생교육기관인 남인천중고에서 만학도 367명이 참석한 가운데 특별한 졸업식이 열렸다.

 

한기옥씨(56·여)는 “자식들 공부시킬 때는 쉽게만 생각했는데 수능시험까지 쳐보니 너무 어려워 겸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게 된 만큼 우리의 삶을 표현해 힘들고 어려운 이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박묘식씨(70·여)는 “젊은이들에게 뒤지지 않으려고 결석 한번 안하고 다니니 다른 과목은 다 자신있는데 회계원리 과목만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며 “올해는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했는데 내년엔 꼭 보육을 전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고교 졸업생 가운데 42.44%인 73명이 대학 진학으로 향학열을 이어갔다.

 

세탁소와 의상실 10년 동안의 경력을 살리고 싶다는 주순영씨(50·여)는 “실기는 자신 있는만큼 대학에서 디자인 이론을 배워 문화센터 같은 곳에서 옷 만드는 법을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송미진 교사(33·여)는 “부모뻘인 만학도들을 가르치면서 오히려 더 많은 지혜를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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