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에너지산업’ 미래를 이끈다

<직업교육을 살리자> 산본공업고등학교

고교졸업을 앞둔 김대영군(19·금형가공 동아리)은 중소 우량기업체에 입사해 예비 사회인으로 활동중이다. 그런데도 일이 끝나면 촌각이 아깝다며 자격증 시험준비에 여념이 없다. 기계제도, 선반, 밀링 등 국가기술자격증 3개를 이미 획득해 놓고도 성이 차지 않아서다. 재학 중 자격증 4개를 딴 학생은 손으로 꼽는다고 한다.

 

도내 유일의 에너지산업 분야 특성화학교인 군포시 산본공업고등학교(교장 김윤배). 교사는 70명, 학생 890명으로 다른 학교에 비하면 단촐한 규모다. 하지만 교사와 학생들은 특성화 고교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득차 있다.

 

올해는 졸업생 340명 중 37%가 제각각 원하는 업체에 진출했다. 지난해보다 10%가량 향상된 성적이다.

 

개교 17주년을 맞이한 이 학교는 지난해 8월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에너지산업 분야 특성화고등학교’로 선정됐다.

 

앞서 2006년에는 교육인적자원부가 지원하는 특성화전환학교로 선정됐고, 이듬해에는 일부 학과에 한정됐지만 도교육청의 ‘산업체협약에 의한 금형디자인과 특성화고교’로 지정됐다. 지난 3년간 기술학교로서의 역동성과 성과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이 학교는 학생들의 소질을 키우고 진정한 의미의 특화교육을 위해 3년 동안 학년당 1학급씩을 줄였다. 또 첨단 에너지산업 분야의교육기반 조성을 위해 기존 학과명을 그린자동차과, 금형디자인과, 신에너지전기과, 에너지응용화학과, 친환경건축과 등 5개 정예 학과로 개편했다. 교육과정과 실험실습실도 학과 특색에 맞게 환경을 새로바꿨다.

 

학생들은 전공 외에 용접동아리 등 별도의 13개 동아리에서 부대 기술을 연마하고 있다. 학생들이 진출할 기업체가 요구하는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세심한 교육적 배려를 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30개 동아리로 늘릴 계획이다.

 

도내 유일한 에너지 분야 특성화高

 

학년당 1학급 줄여 실습위주 교육 펼쳐

 

기업이 원하는 ‘맞춤형 인재’ 양성

 

산학협력 활발… 진로 선택의 폭 넓혀

학생들의 학업에 대한 열정만큼이나 교사들도 전문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사들은 산업체와 대학부설연수원, 직능단체, 에너지 또는 열관리 협회 등과 연계해 연평균 66시간 전문성 함양을 위한 직무연수를 강행하고 있다. 스승과 제자가 혼연일체가 돼 모교가 될 특성화 학교의 정체성과 앞선 기술선점을 위해 솔선수범하고 있는 것이다.

 

정찬경 산학협력부장은 “교사들이 배우고 익힌 전문성을 교육현장에 접목, 모든 실습교과를 프로젝트수업으로 운영하고 있어 기업체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정부가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에 참여한 업체 3천여 곳중, 현대중공업과 삼성전자 등 대기업을 비롯해 37개 우량 중소기업과 협약을 맺는 결실을 거두기도 했다.

 

여기에 2006년부터 추진해온 맞춤형인력양성사업과 지난해 중소기업청 산학연계 맞춤형사업 일환으로 자동차과와 금형과에 2개 과정을 추가로 세분화, 개설한 점은 추진 동력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지역주민들의 특성화고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저평가되거나 지원학생 수가 줄고 있는 점은 교사와 학생, 학부모 등 교육공동체 모두가 안타까워하는 대목이다.

 

청소년 취업 앞에 병역미필이란 산이 가로놓여 있는 점도 특성화고교가 드리우는 그림자다. 그럼에도 이 학교는 ‘미래 녹색에너지 산업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술인재 육성’을 기치로 내걸고 거친 닻을 올려놓았다.

 

‘취업정착률 제고’, ‘선취업후 진학, 진로모형 정착’, ‘취업에 강한 기술분야 전문동아리 육성’, ‘친환경 녹색기술자격증 취득 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순항의 힘이다.

 

최근에는 특성화고교에 대한 지역사회와 산업체 인식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신입생 355명을 선발한 결과, 전년에 비해 성적이 10점 가량 향상됐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또 일부 기업들이 병역으로 빈 자리를 이 학교 후배들로 자리를 메우고 다시 직업전선에 복귀시킨다는 사실이다.

 

김윤배 교장은 “최근에는 특성화 고교에 대한 긍정적 인식과 주위의 관심도 크게 늘고 있다”며 “앞으로 국제적에너지 전략사업화 추세에 맞춰 외국어 교육과 기술 인프라 구축을 위해 지자체 및 직능단체와의 협약을 적극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군포=이정탁기자 jt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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